"예수 천당, 불신 지옥" 말고는 할 말이 없나~?


3. 만년초보신앙

한국교회의 신앙을 성숙시키기 위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무엇을 말하느냐? 하는 문제, 곧 설교의 주제에 관한 것이다.

잘 알겠지만
한국교회의 불변의 설교 주제는 단연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그로 말미암는 구원이다.
이에 대해서는 더 부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설교 뿐만이 아니다.
교회마다 빠짐없이 제자훈련을 시행한다.
그런데 제자양육의 목표가 뭐냐?
바로 '개인적인 구원의 확신'이다.
훈련자들은 대개 "너 지금 당장 죽으면 천국 갈 자신 있니?"라는 물음으로
신앙을 측정한다.
만일 신앙이 그런 것이라면
구원받은 그날부터 혀 빼물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최권능 목사의 '예수 천당'(불신 지옥)에서 한 발자국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실정이 그러하다.

바르게 이해하자면,
예수 믿으면 구원얻는다는 건 신앙의 종점이 아니라 출발점에 불과하다.
그리스도 안에서 천국을 유업으로 받았으니, 이제부터 천국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 부분에 한국교회는 대단히 취약하다.

성경이 이에 대해 뭐라 말씀하시는지 들어 보자.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 도의 초보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세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 나아갈지니라."(히 6:1~2)

우리에게 그리스도 '도의 초보'를 버리라고 권면한다.(v.1)
'도의 초보'가 뭐냐? - 회개, 믿음, 세례, 안수, 부활, 심판에 관한 교훈들이다.(히 6:1,2)
히브리서 기자는 이런 교훈에 관한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 나아가라고 권면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국교회는 일년 열 두달,
아니 한 평생을 '예수 믿고 구원'에서만 머문다.
정말 답답한 노릇 아닌가?

운전할 때, 초보티는 일주일이면 족하다.
그런데 어찌하여 교회는 만년 초보신앙의 티를 벗지 못하는가?
1년된 신자나 30년 된 신자나, 초신자나 장로나 평생 듣는 것이 십자가와 구원 뿐이다.
그러고서야 어떻게 신앙의 성숙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구원받은 신자라면 당연히 '크리스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심이 많을 게다.
그러나 교회는 이제까지 이에 대해 무어라 말해 왔는가?
'성경 읽기 - 기도 - 전도 - 교회 봉사'...., 이것 말고 없다.
그런데 이런 것만 하면 크리스챤의 삶이 완성되는가?

우리 주변의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가?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가정의 위기에 대해,
무한 경쟁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직장인들에 대해,
대문을 맞대고 사는 아파트촌에서의 이웃관계에 대해,
환경문제나 교통문제 같은 시민의식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에 대해,
햇볕과 먹구름을 오락가락하는 남북문제에 대해,
교회와 정치권력과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에 대해,
이라크 파병같은 심각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교회는 무어라 말할 것인가?

그리고 가치관의 파괴로 나타나는 혼란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크리스챤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며,
주님이 우리에게 부탁하신 사랑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바울은 우리에게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제자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는가?
크리스챤의 생활양식(life style)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빛과 소금의 삶을 살 수 있는가?
한국교회의 문제는 이러한 교회 밖의 문제들에 대해서 할 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대교회를 '골목교회'라고 부른 학자가 있다.(R.아돌프스)
교회가 골목 속에 묻혀 사는 모양을 두고 말한 것이기도 하려니와,
정작 그 의미는 현대교회가 문화의 중심부에서 소외되어 주변그룹으로 밀려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골목교회는 현대인의 삶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말하지 못하고,
오로지 개인적인 구원만을 되풀이하면서 존립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골목교회가 잃어버린 언어들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
교회가 이 일에 실패하면 교인들은 중요한 문제에서는 자기들에게 친숙한 세상의 기준을
적용하고자 할 것이고,
그러면 교회 안의 예배와 교회 밖의 생활의 간극은 더욱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강조한다.

우리의 설교언어가 변해야 한다.
그리스도 도의 초보는 신앙의 기초로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초공사만 할 것인가?
기초가 닦였으면 그 위에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는 건물을 쌓아야 한다.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구원의 초보만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구원 이후의 삶' 곧 '복음에 합당한 삶'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의 목회언어가 더욱 더 구체적, 현실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아니한가?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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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 2007/07/31 23:54 | 교회개혁을 위한 묵상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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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7/07/31 15:08
공감합니다.

예수와 그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한 사람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문제에는 너무나 무관심한 교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래서 노아의 방주만, 병자를 고치는 예수의 일화만 읊는 설교가 어린이부도 아닌 굴지의 대형교회 주일설교에서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죠.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믿고 순종하면, 부지런히 기도만 하면 복을 받고 영생을 얻는다는 건 무속신앙과 견주어 다를 것이 하나도 없지요.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7/07/31 15:08
무속신앙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기복신앙과 차별성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31 15:33
highenough / 간단합니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예수처럼 사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예수 팔아 헌금 걷는 곳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목사들의 최대관심사가 뭔지 아세요? 십일조 얼마나 들어오느냐, 교인 얼마나 늘었느냐, 교회 건물 얼마나 크냐, 교인들이 얼마나 큰 차를 빼주었느냐.... 이런 것들입니다.
Commented by 올비 at 2007/07/31 15:57
그러고보니 2전 전 쯤에 한 교회에서 결혼식이 있어 간 적이 있는데
결혼식 시작 전 교회 구경을 하다보니 계단 복도에 헌금 많이 낸 사람 명단을 게시하더군요-_-
그거 보고 제대로 식겁한 기억이 있어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31 16:21
올비 / 그것 보고 식겁했다면, 아마 다른 걸 보면 돌아가시겠네요. -.- 님이 봤다는 그건 실은 문제축에도 못 끼는 건데~.
Commented by 수제비 at 2007/08/02 14:55
목사니임~~~ㅋㅋㅋ 헌금 얘기 못하시던 우리 목사님, 성도들을 말 그대로 성도로 대하시고 스스로 낮아지시려 했던 우리 목사님, 교회에서 사례비를 제대로 한번 받지 않으셨던 우리 목사님! 한마디로 경영마인드는 많이 부족하셨었죠. ㅎㅎㅎ 그래도 스승으로서 우리 목사님은 최고랍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꾸벅~~~
Commented by 노랑잠수함 at 2007/08/02 15:23
제게도 꽤 깊이 [예수님]께 심취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아마 중학교 시절이었던 듯 한데...
나로 인해 [예수님]께서 손가락질받으시는 게 두렵고 무서워서 정말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았던 시절입니다.
깜장교복을 입던 시절인데, 교복 호크를 끝까지 채우고, 가방도 제대로 들고 모자도 정확하게 쓰고...
반 친구들이 시비를 걸거나 놀려도 싸움을 피하느라 차라리 몇 대 맞고 넘기기도 했고...
학교에서 제일 싸움을 잘하던 고아였던 친구를 전도하느라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기도 했었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 공부도 열심히 - 잘하지는 못했지만 - 했습니다.
몰래 혼자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저에게 [예수님]은 그렇게 고귀하고 감당하기 힘든 분이셨는데...
결국 스스로 적당히 살아도 되지 않겠느냐고 타협을 하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나]에서 [교회 열심히 다니는 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서서히 [예수님]과의 이별을 진행했던 셈이네요.

뭐, 현재 [예수님]과 이별을 한지 오래된 입장에서 함부로 할 말은 아니지만,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예수님]없이 [교회다니는] 기독교인들이 참 많은 것 같더군요.

목사님, 어느 동네에서 사역을 하시나요?
목사님 한번 뵈었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8/03 02:52
수제비 / 이놈아, 아주 욕을 해라~!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8/03 02:53
노랑잠수함 / 맥주 한 잔 하실 양이면 연락하세요. 술은 마셔드릴 수 있습니다. ^^
Commented by 다마 at 2008/02/19 22:15
제가 고민하는 문제이네요.. 저는 한국교회문화에 적응할 수 없어서 교회 안다니면서 God을 믿는 사람입니다..(하나님,하느님을 구분하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동네교회에 목사님같은 분이 계셨다면 좋은 말씀 많이 배웠을텐데... 성장하고... 아무튼 이제라도 블로그를 통해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19 22:23
다마 / 저도 반갑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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