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맘먹고 대접한 강남의 주물럭등심...(07.7.12)


<부동산교과서>를 펴낸 제자 김종선이 종로에 이어 강남 교보문고에서
저자 강연회를 연 날이 7월 12일(목요일) 오후 7시.

방 대장과 더불어 7시에 홍대역에서 전철을 탔다.
강연이 끝날 때즘 도착하는 게 나을 듯 해서 시간을 부러 넉넉히 잡은 것이다.

강남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었다.
교보문고 안내원 말로는 300m만 걸으면 된다던데 그건 뻥이었다. 1000m 쯤 걸었을까.

교보문고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큼직한 '정육점 고기'란 문구가 선명히 박힌 고깃집이 눈길을 끈다.

그를 보며 방 대장에게 웃으며 말했다.
"강연회 끝나고 여기서 먹으면 좋겠네..."

교보문고 지하 2층에서 강연회 장소를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예상과는 달리 강연장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8시 쯤. 강연 막바지에 이를 때였다.
하얀 양복을 입고 마이크를 든 채 강연하는 종선이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어리게만 여겼는데, 아직도 내 기억 속엔 학창시절의 모습만 남아있는데
벌써 저렇게 성장해서 책을 펴내고 강연회를 진행하다니....

강연이 끝나고 질문과 답변시간이 주어지자
청중들의 질문이 간단없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웃음이 나왔다. 아카데믹한 분야라면 어땠을까.
울나라 학생들이 교실에서 이런 풍경을 연출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밝을텐데....

돈 되는 부동산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 사람들은 부지런히 손을 올렸다. 
그때마다 종선이는 미소를 지으며 곤혹스러울 수 있는 질문들을 여유있게 받아 넘겼다.

대견했다. 그리고 놀랐다. "저 녀석이 정말 부동산 박사가 다 됐네..."
질문과 답변의 열기가 넘 뜨거워 우린 9시가 넘어서야 교보문고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종선이를 따라 온 일행이 있었다. 그의 와이프와 두 아들. 그리고 이웃에 사는 또 한 가족.
다 합하니 어른만 6명, 아이들까지 합하면 10명에 육박한다. 이 많은 수를 데리고 어디로 가나?
 
주변 지리를 몰라 두리번 거리고 있자니 종선이가 뭔가를 발견하고 그리로 가잔다.
아뿔싸! 바로 거기다. 내가 저기서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그 집~!

방 대장이 기막히다는 듯 내 등을 턱 치며 웃는다.
위에 계신 양반이 또 도와준 것 아니냐는 의미다. 나도 웃었다.

우리가 들어선 식당은 크고 넓었다. 그리고 고급스러웠다.
주물럭등심이 기본으로 딸려 나오는 일인당 25,000원짜리 정식을 어른 머릿수대로 시켰다.

종업원이 먼저 소스에 담긴 양파를 내온다.
달콤살큼하고 향긋한 소스에 양파를 국수처럼 얇게 썰어 묻힌 것인데 맛이 기막히다.

소스를 어떻게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들도 모른단다.
다만 여러 과일들을 비롯해서 들어가는 게 한둘이 아니라는 말을 자랑스레 덧붙인다.

이어 내온 반찬들도 한결같이 깔끔하고 맛있다.
맛은 기본이고 눈 역시 황홀한 게 역시 '강남필' 답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주물럭등심 등장.
이 녀석 생긴 것부터 범상찮다. 한 눈에 보기에도 맛이 구석구석 꽉 찼다.

붉은 색이 채 가시기 전에 한 점 입에 넣었더니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이 맛이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옆에서 거드는 입이 얼마 없어서 고기를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다.
덕분에 내 배는 감당 못할 만큼 빵빵해졌다. 3인분을 추가로 더 시켰으니 그럴밖에.

종선이는 제자들 중에 특히 인연이 깊은 놈이다. & 제자들 중에 사회적 성취도 제일 빠르다.
내가 주례 선 첫번째 결혼도 그놈이었고, 자식농사도 첫번째요, 책을 펴낸 것도 첫번째다.

나이 30 후반인데도 신앙의 초심을 잃지 않고 착하게 살려고 하는 모습이 이쁘다.
늘 겸손하고 옳은 길 가면 위에 계신 양반이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시지 않겠는가.




- 어른이 - 
by 어른이 | 2007/07/14 07:20 | 먹는 즐거움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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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수제비 at 2007/07/15 00:03
ㅎㅎㅎ 이상하게 그 쪽으로 발길이 향해지더니만 다 위에 계신 분께서 목사님과 방대장님의 대화를 기억하셨던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도 목사님 뵐 때는 항상 위에계신 분께서 목사님의 작은 속삭임 조차도 기억해주셨다가 저의 발길을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님! 알라뷰~~~ 징그럽죠? ㅋㅋㅋ
Commented by 수제비 at 2007/07/15 00:04
아 참, 방대장님!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꾸벅~~~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15 00:23
수제비 / 징그럽다. 이 놈아... ^^ 방 대장에게도 인사 전해주마. 그날 잘 먹었다. 진짜 배부르더라. 그런데 많이 먹은 난 괜찮았는데, 별로 안 먹은 것 같은 방 대장은 화장실신세를 졌다. 물론 심각한 건 아니지만... 고기 체질이 아니라서 그런 모먕이다. 난 새벽 되니까 속이 절로 좋아지더라니까. ㅎㅎㅎ.
Commented by 수제비 at 2007/07/15 23:16
다음엔 방대장님께서 즐겨드시는 음식으로 대접하겠습니다. ㅎㅎㅎ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16 00:02
수제비 / 어, 난 그거 반대다. 그럼 내가 못 먹잖니. ㅎㅎ
Commented by 방대장 at 2007/07/16 01:02
"어려운 발걸음 이라뇨"
아닙니다.
교수님 덕분에 맛있는 음식 아주 자~알 먹었습니다.^^
그나저나 교수님 어찌 그리도 강의를 잘 하십니까?^^

Commented by 망고 at 2007/07/16 17:19
오호 종선오라버니가 드뎌 책을 내셨나보네요. ^^ 추카드려야 할일이 많네. 알았음 전화라도 한통 드렸을텐데 늦게나마 추카 추카.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16 17:23
망고 / 진아는 이제껏 몰랐구나. ^^
Commented by 망고 at 2007/07/16 17:35
ㅋㅋㅋ 제가 오빠들 사이에서 왕따잖아여 모르셨떠염. 제가 먼저 연락 드리고 해야 하는데 어린것이 싸가지가 없어서 그렇지요 뭐 ㅋㅋㅋ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16 18:15
망고 / 너 싸기지 없는 거 어떻게 알았니? ㅎㅎㅎ (조크다)
Commented by 수제비 at 2007/07/20 19:40
망고/배낭자! 낭자가 오라버니들을 왕따시키는 것은 아니구? ㅎㅎㅎ
방대장님! 과찬의 말씀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근처갈 기회가 있을듯 합니다. 좋아하시는 맛난 음식 함께 드시면 너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20 20:42
수제비 / 오, 근처에 올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그게 언제니? 오기 전에 연락해라. 이빨 갈고 기다리마.^^
Commented by 망고 at 2007/07/20 22:04
제비오빠 알고 계셨군요. ㅋㅋㅋ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7/07/20 22:55
망고 / 네 죄를 알면 속죄하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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