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어찌게에 탕수육 먹고 '그'와 작별하다(07.7.4)


사람을 만난다는 건 힘든 일이다.
특히 블로그 테마방(기독교 비판) 필자를 모시는 건 더 그렇다.

기독교 비판글을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모 시민단체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름이 없었다. 필명으로만 활동한단다.
이유를 물었다. 그는 세 가지로 답했다.

- 이전에 예수의 위선을 까발리는 책을 냈는데 그게 부담스럽다.
- 그 때문에 테러당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위에서 걱정하고 있다
- 시민단체 일하다가 정치쪽으로 옮겨 간 사람들을 닮기 싫다.

그런데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
세 가지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 자기 이름에 책임지지 않을 양이면 애당초 책을 내지 말 일이다.
- 자기 소신으로 쓴 책 때문에 테러당한다면 외려 그게 명예 아닌가?
- 게다가 정치적 변신 가능성과 이름 감추는 것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첫 대면부터 실망이었다.
그가 입을 열어 말할 수록 실망은 확산됐다.

그는 인터넷에서 안티기독교 사이트를 접하고서 예수를 비판하게 됐다고 했다.
시작부터가 그러했으니 그에게서 실존적인 고뇌를 읽기는 어려울 터다.

'정원'에서, 나와 방 대장이 그를 먼저 만나고
후에 장 감독과 황문성 사진작가가 그 자리에 합류했다.

섞어찌게에 탕수육을 곁들여 막걸리를 주고 받으면서 환담을 계속했다.
나는 주로 듣기만 하고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고 그를 보내면서 정중하게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
내 입에서 테마방을 맡아달라는 부탁의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 어른이 -
by 어른이 | 2007/07/07 03:53 | 먹는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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