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제발 알고나 먹자


미국산 쇠고기가 곧 우리 식탁에 오를 판이다. 미국에서 광우병 파동이 일어나 2003년 12월 수입이 금지된 이후 3년 반만의 일이다. 미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수입재개를 요구했고 노무현 정부가 그것을 받아들였다. 살코기만 수입이 허용됐는데 검역과정에 뼛조각이 나와 전량이 반송되자 미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쇠고기 수입 없이 FTA는 없다고 강압했던 것이다. 미국의 압력 탓에 문은 활짝 열었지만 안전성에 관한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서부영화 하면 언뜻 카우보이를 떠올린다. 광활한 목초지에 수백, 수천 마리의 소 떼를 몰고 다니는 목동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풍경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소를 목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여 키우는 게 아니라 우리에 가둬 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이다. 초국적 식량자본이 공장사육(factory farming)을 통한 대량생산으로 축산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소를 방목하면 운동량이 많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그래서 가둬 키우는데 옥수수로 만든 사료만 먹이는 것이 아니다. 빨리 살을 찌우게 하려고 소나 양의 내장과 뼈를 갈아 만든 육골분(肉骨粉)을 먹인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그것도 동족의 내장과 뼈를 먹이니 인류가 일찍이 알지 못한 질병이 생겼다. 광우병이다. 소가 미친다고 해서 영어로도 미친 소(mad cow)라고 부른다.

이 병은 출생 4∼5년이 지난 소에서 주로 발병하는 전염성 뇌질환이다. 이 병에 걸리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려 일어서려고 하면 주저앉는 증상을 나타내다 죽는다. 치사율이 100%이다. 소만이 아니라 사람도 감염된다. 가축은 물론이고 다른 동물도 걸린다. 병인을 모르니 예방법도 치료법도 없다. 신이 인간의 탐욕을 저주하여 내린 재앙이다.

원인물질로 알려진 프리온(prion)은 주로 소의 뇌, 안구, 편도, 척수, 두개골, 내장 등 특정부위에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로 뼈 부위와 내장은 수입을 허용하지 않는 다. 수입이 재개된 직후 검역과정에서 작은 뼛조각이 나와 반송한 것은 그 때문이다.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 광우병의 잠복기간은 소의 경우 3년이고 인간은 20∼30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입기준을 출생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로 제한한 것이다.

광우병 파동을 겪은 유럽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3단계로 나눠 시행한다. 1단계는 반추동물에게 되새김질 동물의 뼈와 내장으로 만든 사료를 금지하고 있다. 2단계는 모든 초식동물에게 동물의 위험부위로 만든 사료를 먹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3단계로는 모든 초식동물에게 어떤 동물성 사료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1단계만 시행하고 있으며 위험부위를 폐기하지 않고 비반추동물에게 먹이도록 허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종류의 호르몬을 합법적으로 가축에 투여한다. 성장호르몬을 사료에 첨가하거나 귀에 캡슐 형태로 장착하기도 한다. 문제는 호르몬 성분이 도축될 때까지 대사되거나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임신 중에 성장호르몬이 남아 있는 쇠고기를 많이 먹은 여성이 출산한 아들의 정자수가 정상보다 적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밀식사육하니 갖가지 병이 잦아 항생제도 많이 먹인다.

미국에서는 광우병 발생신고를 강제화하지 않고 있다. 신고하지 않으면 발병사실을 알 수 없다. 이력추적제도 미비하여 광우병이 발병한 사육장을 찾기 어렵다. 국민의 건강권을 초국적 식량자본의 이익 앞에 맡긴 꼴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더라도 알고 나 먹어야 하지 않나? 모든 음식점에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실시하도록 서둘러야 한다. 2012년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다. 이것은 소비자 주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수입고기를 국산처럼 속여 팔도록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경인일보, 한라일보>



by 김영호 (시사평론가, 언론광장 공동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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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대표의 허락을 얻어 소중한 칼럼을 이곳에 옮겨 심습니다.
광우병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 미국산 업자들의 얄팍한 변명만 믿고 쇠고기 수입을 거의 무방비로 허용한
정부의 무책임한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by 어른이 | 2007/07/02 18:38 | 김영호의 매운 정치훈수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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