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밥이야? 팔보채밥이야~? (07.6.29)


하늘만큼이나 마음도 먹구름이었다.
왜 그런지는 묻지 마시라.
사람 사는 게 고뇌의 연속 아니던가.

입맛도 없어서 저녁을 대충 건너 뛸 요량이었다.
그런데 장 감독이 굳이 저녁을 같이 하잔다.
볶음밥이 갑자기 땡긴대나.

차를 몰고 단골 손짜장집으로 갔다.
장 감독이 메뉴를 둘러보더니 잡채밥이 낫겠다고 권한다.
'정원'의 잡채밥과 이곳의 음식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지 않겠냐는 거다.

그러나 비교는 애당초 불가능했다.
손짜장집의 잡채밥은 우리가 아는 잡채밥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그것은 차라리 '팔보채밥'에 더 가까웠다.

밑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선 잡채가 안보인다.
잡채 없는 잡채밥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말이다.
게다가 해삼이며 낙지며 새우며 온갖 싱싱한 해물들로 가득한데 이게 무슨 잡채밥?

물론 먹는 나야 이게 백번 천번 낫다.
기존의 잡채밥은 하도 먹어 신물이 날 때도 됐으니까.
그러나 이걸 잡채밥이라고 내놓는 그 센스(?)는 지금도 이해불가다.

호사스런 저녁을 대하고 나니 내면의 먹구름이 한결 개인 듯 하다.
맛있는 음식의 효능이 바로 이런 것 아닌가.
장 감독이 고맙다. 그 아니었으면 저녁 먹을 생각도 아니했을 것을.

- 일인분 : 10,000원(×2)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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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 2007/07/01 06:31 | 먹는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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