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 먹자골목 내 무교동 낚지집에서 생긴 일(07.6.20)

평촌 먹자골목에 위치한 무교동 낚지전문점.
저녁에 아들놈과 이곳에 식사하러 가서 희한한 꼴을 당했다.

구석에 자리가 났길래 가서 앉았는데 식탁이 더러웠다.
그걸 본 서빙 아줌마가 부지런히 달려와 행주로 상을 훔친다.

그런데 방향을 어떻게 잡았는지 건더기가 자꾸 내 옷에 떨어진다.
"아니, 왜 그러세요?" 하고 짜증을 내자 나를 보고 외려 웃는다.

여기서 잠깐. 상을 닦을 땐 손님에게 파편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첫째다.
행여 실수했으면 즉각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그게 둘째다.

그런데 이 아줌마는 잘못하고도 빌기는 커녕 실실 쪼갠다.
물론 안다. 인간성 자체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 다만 서빙의 기본이 안됐을 뿐.

둘이서 낚지전골(중)을 시켰다.
투명한 유리뚜껑에 갇힌 채 전골국물 속에서 낚지가 몸을 비틀며 비보이춤을 춘다.-.-

알맞게 불맛을 본 낚지는 부드러웠다.
그러나 밋밋한 전골국물은 기대만큼 못 하였다.

그래도 땀을 뻘뻘 흘리며 아들놈과 맛있게 먹었다.
아니, 맛있게 먹을려고 노력했다. 왜? 배고프~니까!

계산을 마치고 산만한 배를 두드리며 밖에 나왔는데 이번엔 차 키가 안 보인다.
주차요원(남자)을 찾으니 지금 대리운전 뛰느라 다른 곳에 있단다.

전화를 통해 행방을 물어보면 분명 차 키 보관한 곳에 놔 뒀다는데
나나 서빙 아줌마들이 아무리 뒤져도 어이된 일인지 당최 보이질 않는다. 이런 제길헐~!

투덜거리며 한 10분을 기다렸을까.
아줌마 한 명이 "여기 찾았어요" 하고 소리친다.

알고 봤더니, 엉뚱한 화분에 그걸 놔 둔 것이었다.
주인 아줌마는 무안하고 미안한 얼굴로 연신 죄송하다고 얼굴을 떨구고....

차 키를 꽂으면서 아들놈에게 말했다.
"이제 이 집은 다시 안 온다."

- 낚지 전골(중) : 22,000원
- 공기밥 : 1,000원((×2)




- 어른이 -
by 어른이 | 2007/06/20 23:42 | 먹는 즐거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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