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바로 잡은 중앙일보 '탈북자 인권' 기사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를 인용해 탈북자 인권을 보도한 언론에 대한 의문
(by 엘빈스미스 님/mlbpark)

제목을 어떻게 지어야 하나 한참 고민했는데.. 모양이 예쁘지는 않지만 글에서 하려는 얘기는 대강 담은 것 같습니다.

어제 중앙일보에서 탈북자 관련해서 기사를 내고, 불펜에도 가져오시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文정부, 탈북자들 접촉해 대북 비판 보류하라고 압력"" 이렇게 제목이 정해져 있네요.

이 기사의 근거로 사용된 보고서는 구글에서 'department of state human rights report' 치면 바로 나옵니다.

https://www.state.gov/j/drl/rls/hrrpt/

여기에서 보시면, 연도별 국가별로 자세한 보고서가 제출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작년 보고서는 31페이지입니다.

기사만 놓고 보면, 미국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탈북자를 탄압하는 것을 심각하게 문제삼는다는 식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 관련된 부분은 이 2개의 단락입니다.

"As the government engaged in talks with the DPRK, defector organizations reported coming under direct and indirect pressure from the government to reduce their criticism of NorthKorea. This pressure allegedly included, for example, the terminationof 20years’funding support for the Association of North Korean defectors in December 2017, police blocking groups’efforts to send leaflets into North Korea by balloon, and police visits to organizations and requests for information on financial and other administrative matters

During the year there were reports that government authorities contacted North Korean refugees and asked that they withhold their criticism of the North Korean government in advance of the Winter Olympics. In other instances North Korean refugees were reportedly contacted and asked not to participate in public-speaking engagements that might be perceived as critical of the Moon administration’s engagementwith North Korea."


네. 풍선 보내는 것을 경찰이 막았다는 것 하고, 평창올림픽 때 탈북자단체의 북한 비판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30페이지가 넘어요.

맨 앞의 'EXECUTIVE SUMMARY'에는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남한)은 대통령이 통치하는 헌법 민주주의이며, 단원제 의회를 가지고 있다. 2017년 5월과 2016년의 총선은 자유롭고 공정하다고 보인다. 문재인씨는 이전 대통령 박근혜씨의 탄핵에 이은 초기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정부는 6월에 자유롭고 공정한 지방선거를 치뤘다. 치안 기관에 대해 민간 조직은 효과적인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권 문제는 종교적 신념을 포함한 양심적 병역거부자, 국가보안법 및 다른 치안 법률의 사용과 명예훼손 관련 형법의 남용, 인터넷 사이트의 차단, 부패를 포함한다. 정부는 권력을 남용한 관료들을 처벌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

헌법 민주주의, 단원제 의회는 고정된 항목이고, 선거에 대한 기술은 정치권력 이양에 대한 평가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2018년 보고서에서도 "Observers considered the April/May 2017presidential andthe June 2017parliamentary (Senate andNational Assembly)electionsto have been free and fair" 이렇게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선거 과정은 서유럽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의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 다음으로 크게 문제삼는 것은 4가지입니다 : (1)양심적 병역거부자 (2)국가보안법과 명예훼손 (3)인터넷 사이트 차단 (4)부패.

먼저 (4)에 대해 말하자면, 이것은 503과 MB 이야기입니다. 최순실과 미르재단과의 유착, 국정원과 삼성으로부터 받은 비자금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습니다.

(3)에 대해서는 불펜에서도 논전이 많이 오갔듯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그에 선행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 문제와, 비판이 나온지 너무나도 오래된 국가보안법/명예훼손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해당 보고서는 앞서 언급한 탈북자 단체에 대한 이러저러한 제재나 3),4)에 대한 문제 제기에 앞서, (1)과 (2)를 우리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의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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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전 정권에서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어떤 보고서가 제출되었는지 궁금해서 이전 연도 보고서도 찾아봤습니다.

(2009년) Local NGOs and the media also reported that North Korean refugees, although supported through government-funded resettlement programming, also faced discrimination.("현지의NGO와 언론은 탈북자들이 비록 정부에서 재정을 제공하는 재정착 프로그램에서 지원을 받지만, 차별을 대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2012년) Many refugees from North Korea allegedsocietal discrimination by South Koreans and cultural differences that resulted in adjustment difficulties.("북한으로부터 온 많은 난민들은 남한 사람들로부터의 사회적 소외를 받고 있으며 문화 차이로 인한 적응의 어려움을 주장했다.")

(2015년) In a 2014 survey of 200 North Korean defectors, many complained that prejudice and discrimination against North Koreans made them feel like second-class citizens.("많은 사람들이 북한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인해 2등 시민과 같이 느낀다고 토로하였다.")

탈북자의 처우에 대한 측면에서는 퇴행이나 재앙은 커녕 상당한 수준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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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탈북자 문제는 보고서에서 큰 분량을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30여 페이지에서 노동, 난민, 여성, 언론 등의 주제가 포괄적으로 언급되고 있고, 그런 측면들에서 국무부 보고서는 우리나라 현 정부보다도 훨씬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전 연도의 보고서에서는 유우성, 박정근, 신은미, 황선과 같은 사람들의 이름이 언급됩니다. 어쩌면 어떤 분들은 좌파나 공산주의라고 말씀하고 싶으실 지도 모르겠네요. 그 부분은 길어질 것 같으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아 보고서가 절대적 진리이자 규범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파편적 보도와 무분별한 수용이 이루어지면서, 본래의 취지와 무관하게 정파적 이익의 도구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안타까워서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http://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903150028671323&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gjBSg-Agh6RKfX@h-j9Gf-g4hlq


"文정부, 탈북자들 접촉해 대북 비판 보류하라고 압력"
중앙일보. 2019.03.14

지난해 남ㆍ북 대화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북한 정권 비판 활동을 자제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다는 내용이 미국 정부의 연간 인권보고서에 포함됐다.

미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2018년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과 대화 국면에 접어든 지난해 한국 정부가 탈북자 단체 등에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소시키기 위해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2017년 국무부 보고서에서는 탈북자들이 중국 등을 거쳐 한국에 정착하기까지의 열악한 환경 정도만 언급됐다.

보고서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 활동 등 시민권 존중' 항목에서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정부 당국자가 북한 탈북자들을 접촉해서 북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일부 탈북자들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을 비판하는 강연에 참석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기술했다. 탈북자 단체에 지난 20년간 지급해 왔던 보조금이 2017년 12월에 종료된 점과 경찰이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점도 새롭게 포함됐다.

‘국제ㆍ비정부단체의 인권 침해 실태 조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 항목에는 “한국 정부는 2016년 (관련) 법안이 통과된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늦추고 있으며, 탈북단체들은 정부가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기술됐다. 이어 “관측통들은 또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자리가 1년간 공석이었던 점에 주목했다”고 했다.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 인권증진을 위한 국제협력에 주력하는 대사직이다...(후략)...


https://news.joins.com/article/23410831


중앙일보 기사와 그를 비판한 네티즌의 글을 보고 내가 느낀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중앙일보의 기사의 문제점

중앙일보는 미 국무부 보고서에서 탈북자 관련 조항만을 크게 부각시켜 마치 미 국무부가 문재인 정부를 우려하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그런 식으로 쓰기 시작하면 미 국무부가 503과 MB의 부패 그리고 고질적인 국가보안/명예훼손 등에 대해 크나큰 우려를 표명했다고도 말할 수 있죠.

요컨대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얼마든지 취사선택이 가능한 대목이란 말씀. 중앙일보가 보고 싶은 부분만 극단적으로 클로즈업 해서 보여주는 것은 기사가 갖추어야 할 공정성이나 균형성에 위배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2. '죽은 저널리즘의 사회'

원본까지 들춰가면서 중앙일보 기사를 비판한 네티즌의 노고와 정성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동시에 네티즌들이 기사를 일일이 검사하고 필터링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해진 언론의 장난질에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애당초 언론이 정직하고 정확하면, 이런 수고가 왜 필요하겠습니까.

어쩌면 이런 모습 자체가 언론을 더이상 신뢰할 수 없는, 그래서 네티즌들이 직접 나서서 언론의 장난질에 맞서 싸워야 하는 '죽은 저널리즘의 사회'의 초상일 수도 있을 테지요. 네티즌보다 못한 기자들, 높이 날지 못하고 낮은 바닥에서만 먹고 사는 기레기들만 즐비한 언론망국시대의 슬픈 풍경...

각설하고, 언론이 대중을 갖고 노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대중이 언론을 감시하는 시대가 된 거죠. 언론의 기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광신자나 무식한 사람들 외에는. 일방적 기사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언론의 장난질은 멈추어야 합니다. 분노한 시민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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