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과 백종원, 디스와 무관심의 차이
[황교익이 백종원에 열폭하는 이유] /

황교익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그 블로그를 알고 들락거리던 사람입니다. 여러차례 댓글로 달았지만 그 블로거 시절때도 가관이었죠.

패턴은 지금과 비슷합니다. 한국음식의 기원 얘기를 꺼내면서 일제강점기 얘기하고, 일식과 자기 고향 음식은 극찬하고....

그러면서 아무거나 아는체하다가 댓글로 진지한 반론 들어오면 말귀를 못 알아 먹는다고 빽빽거리다가, 자기 블로그니까 '너 차단' 신공.

티비에서야 음식이나 식재료에 대한 전문가가 없다시피 하지만 인터넷에선 현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의 전문적인 반론은 황교익이 감당해내기 버거운 수준이죠.

재밌는 건 그때부터 황교익은 전문 실더들이 있었습니다. 황교익 자체가 비판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너 차단'을 시전했기 때문에 댓글들은 북한처럼 무한 충성 모드의 댓글밖에 남을 수가 없었고 황교익의 활발한 활동 덕에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은 찬양으로 도배된 댓글을 보면서 황교익의 말이 진리인양 받아들이는 구조였죠.

그러던 황교익은 '끼니'라는 사단법인을 출범시키고 지지자들을 조직화 하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아무래도 세력이 있고 없음은 여론 형성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죠.

그러다가 황교익이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면서 훨씬 유명해지고 대중에겐 생소한 '음식전문가'로서의 권위도 획득하게 되죠. 황교익 같은 대한민국 꼰대 끝판왕에게 인기프로에서 부여한 음식전문가의 권위는 절대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미 방송계에는 '백종원'이라는 큰 산맥이 자리하고 있었죠. 백종원은 여러모로 황교익과 대조적인 캐릭터이고 실제로는 거부인데도 불구하고 서민적이고 털털한 모습들에 대중들의 극호감을 받고 있기도 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본다면, 백종원은 황교익이 까대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했죠. 저급한 한국음식의 상징이자 설탕을 들이붓는 모습은 음식전문가로서 까댈 수 있는 당위성도 제공했기도 하고요.

그렇게 황교익은 백종원을 저격하기 시작합니다만, 백종원의 내공은 황교익이 상대할 수준의 것이 아니었고 대중들의 백종원에 대한 호감도도 바뀌지 않았죠.

2차, 3차로 이어지는 백종원에 대한 저격을 시도했지만 통 큰 백종원은 허허거리면서 그런 지적들도 맞다는 식으로 대범하게 반응했고 일련의 과정속에서 황교익은 헛발질만 거듭하면서 편협남의 이미지만 남기게 됐습니다.

그 후의 방송들을 통해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알고 보니 백종원은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었고 식자재 전문가라고 주장하던 황교익보다도 식자재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이 아는 사람이었던거죠. 실제로 백종원은 소의 정형에 대한 전문적인 서적까지 출간했을 정도이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한식대첩 등을 통해서 우리 전통 문헌에 나온 요리도 잘 안다는데서 놀라움을 줬구요. 지지난주에 나온 한식대첩 편에서도 설하멱 등의 요리에 대해서 논하면서 전통문헌까지 언급하는 것만 봐도 실제로 요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대단함이 드러난 장면이기도 합니다.

결국 황교익 VS 백종원의 구도는 백종원이 음식만 잘 만들고 음식사업만 잘하는 게 아니라 황교익의 전문분야라고 할 수 있는 식자재 부분이나 요리에 대한 지식조차도 더 뛰어나다는 것이죠. 전세계의 폭넓은 미식문화나 식자재, 요리방법에 대해서는 아예 황교익은 범접도 못할 수준이고요.....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가 아니라 황교익은 평생 살면서 미슐랭 레스토랑을 몇개나 가 봤을지 그 수준이 의심되는 사람입니다. 기본적으로 서양요리에 대한 지식 자체가 옅고 그러다보니 일본 음식을 이상형으로 놓고 그것과 자기 고향음식에 대한 향수를 결합시키는 기묘한 혼종의 형태를 보이고 있죠.

정말로 음식을 평론하려면 해당하는 요리에 대해 정통해야 하는데 그 요리에 대해 정통하다는 것은 맛을 보고 인상 비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재료를 이런 조리방법으로 얼마나 적절하게 요리했는가? 그리고 그 맛을 살리기 위해 사용한 소스는 얼마나 재료의 풍미를 잘 살려주는 것이고 이 속에서 쉐프의 의도는 무엇인가? 까지를 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얘기는 다시 돌아가면 '조리방법'에 대해 박학다식하게 알고 있어야만 한다는 얘기고요. 우리가 야구를 보거나 축구를 볼 때 선수 출신 해설자를 쓰는 맥락과도 비슷한 이치죠.

꼰대 끝판왕으로서의 황교익 뿐만 아니라 황교익의 논평 자체가 불편한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 때문입니다. 전문성이라고는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이 대한민국의 1번 전문가처럼 인식되면서 그 사람이 이것 저것 아무거나 막 논하는 참사인거죠.

그리고 잘 모르셔서 그러는데 황교익은 과거 명품식탁이라는 쇼핑몰도 운영했고, 거기에서 본인과 본인 형수가 만든 장류도 팔고 본인이 생산에 관여한 제품도 팔았죠.

저도 첨에는 좋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이용했는데 창렬도 그런 창렬이 없었고 나중에 이런 것들이 문제되자 자기는 명의만 빌려준 것이고 이젠 그 명의도 빠진다는 식으로 대응하더군요.

황교익의 명품식탁이라고 쇼핑몰을 운영하면 누가봐도 황교익이 직접 하는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심지어 상품 선정 경위에 황교익이 해설해 놓고 그랬는데요........ 떡볶이 광고 논란에 대한 해명과 비교해 보시면 유사한 느낌이 오지 않나요?

황교익 본인이야 백종원을 의식할리도 없는데 열폭이 웬말이냐고 반론하겠지만, 황교익 본인이 주장하는 화법대로라면 제가 보기엔 딱 그렇게 느껴지니 그게 맞는거 아니겠습니까?

[덧글]

먼저 오해하고 있는 것이 황교익은 미식가가 아닙니다. 황교익은 미식가라고 불릴 만큼 가스트로노미라고 말해지는 미식을 접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제가 본문 중간에 황교익이 평생 미슐랭 레스토랑을 몇 군데나 가봤는지 의심이 된다고 써 놓았는데 실제 블로거들 중에서는 오직 미식을 위해서 매시즌 해외의 레스토랑을 탐방하는 사람들도 여럿입니다. 그러다가 정용진에게 픽업되어 스타필드와 레스케이프 호텔의 식음료를 맡게 된 펫투바하 같은 인물도 생겨나는 것이죠.

꼭 이렇게 세계적인 레스토랑만 탐방해야 미식가의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선행되어야 최소한 미식에 대한 전문성은 인정받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황교익이 우리 향토음식에 대한 미식가인지도 상당히 의문스럽죠.

본문에 쓰지 않은 얘기지만 상당히 재밌는 것이 황교익이 방송에 나와서 이태리 음식을 깐 것입니다. 저는 그 방송을 보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깐 캡처만을 봐왔는데....

'이태리 음식 뭐 별 거 없다. 재료의 신선함만 강조하고 어쩌구...'라는 식으로 발언했다고 캡처본에 나온 걸 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웃긴건 바로 이 주제의식이 바로 황교익이 극찬하는 일본음식의 주요한 특성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이죠.

이런 내용은 과거 70년대에 프랑스에서 불었던 누벨 퀴진의 맥락과도 상통하는데 재료의 신선함을 최대한 강조하고 소스나 양념은 재료를 살리는 선에서 최소화. 조리법 역시 최대한 간소하고 짧게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누벨 퀴진이 현대의 미식계에는 큰 영향을 주었는데 이런 누벨 퀴진이 주장하는 내용 자체가 이태리나 일본의 조리법에서 영향을 주고받은 것이기도 합니다.

제가 볼 때 황교익은 이 누벨 퀴진을 철저하게 받아들여서 그의 신념으로 확립한 수준으로 보여지는데 일본음식은 찬양하면서 이태리음식은 별 거 없다는 식은 농담으로라도 이해가 되지 않은 스토리이기도 하죠.
/ (펌=nomads 님/mlbpark)


황교익과 백종원의 차이에 대해 서술한 글인데
나름 공감가는 글이라 소개합니다.

황교익이 그동안 전문가然 하면서 음식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적이 많았죠.
거기에 더해 불만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식의 단정적인 어투도 문제였고요.

그래서 그런지 황교익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인터넷 상에서 황교익의 틀린 주장과 그 반박글을 쉬이 발견할 수 있을 정도.

"황교익의 가장 큰 문제는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할 줄 모른다는거에요.
혼밥을 좋아하든 떡볶이를 좋아하든 모두 개취의 영역인건데
떡볶이를 좋아하는 건 니가 무식해서 이명박정부한테 세뇌당한 거야...
혼밥을 하는 건 마음의 병이고 자폐인 거야...
이런 헛소리를 하고 다니니까 욕을 쳐멱는 겁니다."(id:보갱)


황교익이 <알쓸신잡. 시즌3>에서 제외된 것도 어쩌면 네티즌들 사이에서 점증하는
이런 거부감과 무관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 관련글 : '떡볶이와의 전쟁'에 나선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 관련글 : 황교익, "혼밥은 마음의 병이고 사회적 자폐" 
☞ 관련글 : <알쓸신잡> 황교익, '남도음식' 폄하 발언 해명 


- 어른이 -

by 어른이 | 2018/09/28 19:51 | and so on.... | 트랙백 | 핑백(7)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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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18/09/29 02:19
건강 문제가 걸린게 아니라면 그 다음부터는 마요네즈에 밥을 말아먹던 김치를 콜라에 씻어먹건 다 자기 입맛에 맞는게 최고인건데 허들 높은 기준선만 제시하고 여기에 못 맞추면 윤리적인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말하는건 안타깝죠.
Commented by 어른이 at 2018/09/29 11:59
맞아요.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죠. 그래서 개취라고 하잖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제 기준에 맞춰서 일렬로 정렬시키려고 하니까 문제죠.
Commented by muhyang at 2018/10/07 01:16
뒷북입니다만 원문 링크는 없는지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18/10/07 01:50
소개한 글 밑에 어디서 누구에게 퍼왔는지 적어 놨습니다만...

Commented by muhyang at 2018/10/07 03:30
설마하니 안보고 리플 적었다는 생각은 안하시겠지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18/10/07 11:49
봤으면서 그 사이트에서 검색할 생각은 안 하셨나 봅니다. 제목으로 검색하면 금방 나오는데...
Commented by 공간집착 at 2018/10/14 16:47
백주부님 내공은 어지간해서 무너지지 않을건데말이죠...
Commented by 어른이 at 2018/10/14 18:02
백종원 내공이야 두 말 하면 잔소리죠. 황교익이 어줍잖게 비빌 상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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