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주변에 돼지발정제 멤버?"...막 던지는 국민의당
- TV토론에서 문재인이 홍준표 강하게 비판 안 한 게 그 증거? 

오늘자 미디어오늘에 쇼킹한 기사가 떴다. 제하여 <홍준표 돼지발정제 모의에 문재인 후보 주변 인사가?>.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6408&sc_code=&page=&total=

제목만 보면, 자유당 홍준표 후보의 과거 돼지발정제 모의에 가담한 사람이 문재인 후보 주변에 포함돼 있는 듯한 위험한 뉘앙스미저 풍긴다. 그런데 제목 밑에 딸린 부제가 이렇게 돼 있다. "국민의당, 문재인 후보 홍 후보 비판 자제 이유 관련 주변 인사 연루 가능성 논평 발표 논란."

부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다. 첫째)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곳이 국민의당이다. 둘째)국민의당이 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이유라는 게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대해 비판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 미디어오늘 기사 캡쳐

국민의당에서 어찌 보면 심각한 음해 내지는 흑색선전에 가까운 이런 의혹을 제기한 것은 한때 양강구도를 형성했다가 다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초조함과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너 죽고 나 살자' 판 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무 말이나 투척하고 보는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이던가. 그러나...

그렇더라도 어느 정도 근거는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당이 입에 담기도 민망한 홍준표 후보의 돼지발정제 사건과 문재인 후보의 연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내놓은 근거라는 게 기사 전체를 훑어봐도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다른 후보들처럼 비난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국민의당 논평밖에 없다.

그렇다. 놀랍게도 이 기사는 국민의당 김재두 중앙선대위 대변인이 24일 빌표한 <문재인 후보, 홍준표 후보의 허물에 입 다문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논평을 일방적으로 & 무비판적으로 소개하고 풀어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논평이 기사고, 기사가 논평인 셈이다.

미디어오늘이 언제부터 국민의당 기관지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 조선일보가 한나라당 대변인의 말을 받아 쓸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타공인 언론비평지를 자처하는 미디어오늘에서 이런 식의 당언일체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그저 황망하고 황당할 따름.

다시 기사로 돌아와서 국민의당이 제시한 근거를 좀 더 들어 보자. 국민의당 김 대변인의 말이다.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의 과거 허물이 세상에 알려지고 대선의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했는데도 이에 대해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고 있다. 무엇보다도 어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상대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어도 묵묵부답이었고 홍준표 후보에게 따져보지도 않았다...(중략)...

문재인 후보가 이 문제에 입 다문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이것은 정의의 문제이다. 불의 앞에 비굴하게 입 다물어서는 안 된다. 설령 자신의 주변에 이 일과 관련된 인사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먼저 읍참마속하고 홍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 될 일이다. 아니면 말 못할 또 다른 사연이 있다고 국민들은 판단할 수 없다."


논평이 앞서고 기사가 그 뒤를 따르며 풀이한다. 특히 여기서 기사가 주목하는 것은 논평의 뒷부분이다. 기사는 이렇게 논란을 부풀린다.

"이 부분은 문 후보 주변 인사에 돼지발정제 성범죄 모의와 관련된 인사들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사는 이어, 홍 후보의 자서전에 소개된 서울 성북구 하숙집 하숙생은 모두 8명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국민의당 논평은 8명 중 문재인 캠프에 들어간 인물이 포함돼 있고 혹시 이번 논란과 관련돼 있어 비판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을 보탰다.

그런데 하숙생 "8명 중 문재인 캠프에 들어간 인물이 포함돼 있고 혹시 이번 논란과 관련"돼 있을 수 있다는 김 대변인의 주장에 담긴 개연성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안타깝게도 기사 끝에 배치한 김 대변인과의 통화 내용에서도 그것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귀에 들리는 소리라곤 "유일하게 거기에 대해서 따지지도 않는 게 이상하지 않냐"는 투덜대는 말과 "홍 후보가 실명을 밝히지 않은 이상 모르지만"이라면서도 "관련자들이 있으면 읍참마속하라는 차원의 얘기"라고 한 자락 까는 얘기 뿐.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다른 이들처럼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착안해서 마침내 돼지발정에 모의에 가담한 사람이 문재인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편 국민의당 김 대변인의 논평과 그의 통화음성을 곧이 곧대로 기사화 한 이재진 기자는 이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 더불어민주당 측에 사실 확인을 해보기나 했을까?

글을 맺는 순간까지도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타매체에 실린 잘못된 기사를 비판하고 바로 잡아야 할 미디어오늘에 국민의당의 논평과 완전 유착된 기사가 어떻게 실릴 수 있는지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다. 용기 내어 기자와 통화까지 했지만 그는 자기 기사에 잘못된 점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 어른이 -
by 어른이 | 2017/04/24 18:09 | 문한별 칼럼(2017)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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