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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다. 두 손 가락 확실히 접고 패배를 시인한다. 내가 졌고, 박근혜가 이겼다.
구린내 진동하는 윤창중을 박근혜가 수석대변인으로 내정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를 극력 비난했다. '100%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48%를 적대시하는 인간을 자신의 '입'으로 발탁한 건 심각한 자기모순 내지는 대국민사기가 아니냐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이제 그 비난을 철회한다. 박근혜는 내 생각보다 훠~얼씬 대인배다. 역사상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대한 탕평의 실천자다. 내가 아무리 박근혜를 싫어한다 하더라도 이젠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왜냐고? 자! 들어 보시라. 윤창중은 명색이 언론인이다. 해서 여기저기 싸지른 배설물이 장난 아니게 많다. 배설물이 많다 보면 사방팔방에 그 파편이 튀게 마련. 당연히 박근혜에게도 그 파편이 몇 방울 튀었다. 그 가운데 몇 개만 감상해 보자. 2005년 6월 20일자 칼럼 <박근혜사단의 ‘자폭주(自爆酒)’>에서, 윤 씨는 '대졸 대통령론'을 주장한 전여옥 대변인과 대구지역 상공인들을 향해 "우리에게 열린우리당한테 가져다주는 돈의 10분의 1은 줘야 할 것 아니냐"고 집적거린 곽성문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박근혜를 이렇게 깍아내렸다. "대변인을 대신해 사과하고, 조폭의 망동을 서슴지 않는 곽 의원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박 대표를 보면서, 그가 집권한다면 ‘흑기사 사단’의 폐해,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인사정책으로 국민을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 것인지를 쉽게 떠올린다..." 그리고 2년 후인 2007년 5월 9일 작성한 칼럼 <이명박 박근혜의 ‘좁쌀정치’>에서 그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이명박.박근혜 양 자의 네거티브를 '좁쌀정치'라고 비판하는 한 편, 박근혜에게선 '사람의 냄새'를 맡을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명박과 박근혜로부터는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 그저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장사꾼 정치’, ‘권력 만능 정치’가 체질화되어가고 있다..." 뿐이랴.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자 윤 씨는 지난해 10월 31일 작성한 <박근혜에게 다시 묻는다>란 칼럼에서, 이명박과 박근혜의 ‘공감’ 능력 결여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며 박근혜에게 ‘딴나라 인간’이라는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근본적으로 MB와 박근혜는 다가설 수 없는 인간형,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약이 오르게 만드는, 공감(共感)할 수 없는 ‘딴나라 인간’들로 보이기 때문..." 어떤가. 이 모양 윤창중의 눈에 비친 박근혜의 모습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인사정책으로 국민을 몹시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이요,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그저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장사꾼 정치’, 나아가 ‘권력 만능 정치’가 체질화되어가고 있는 '딴나라 인간'에 불과하다. 요즘 히트치는 유행어로 바꿔 말하면, "박근혜는 사람이 아니므니이다"라고 요약 혹은 표현할 수 있을까. 보수의 몰표를 얻어 대통령에 새로 당선된 '로얄패밀리' 박근혜에겐 윤 씨의 이런 발언 하나하나가 - 아무리 예전에 싸지른 고색창연한 배설물이라고는 하지만 - 맨정신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끔찍한 오물테러에 다름 아니었을 터다. 그러나 보라. 예수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가듯이, 박근혜 또한 윤 씨의 조롱과 비난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그를 개작두로 내치기는 커녕 외려 끌어안고 자신의 '입'을 대변하는 자리에 올려 놓았으니 오! 뉘라서 이 놀랍고도 위대한 탕평의 실천을 흉내낼 수 있으랴. 하여, 한때 박근혜를 극렬히 비난했던 내 입을 정결하게 씻고 두 손가락 두 발가락을 모두 접어 박근혜 앞에 "졌다" 소리를 삼창 사창 오창하노니, 박근혜의 앞날에 영광 있으라. (2012.12.29) - 어른이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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