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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병상에 누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았다고 해서 화제다.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임에도 부러 문병하고 기도까지 함으로써 '대인배스러움'을 보여 주었다나? 관련 사설을 작성한 조선일보와 한국일보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 보라.
![]() ▲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제목을 연상시키는 8월 12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전 대통령 병상 옆 현 대통령의 기도>라는 제목을 단 12일자 사설에서, "불과 얼마 전에도 김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라는 등으로 비판했었"지만, "그러나 그런 정치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병상을 찾아 쾌유를 기원하고, 전직 대통령측 가족이 이에 고마움을 표한 것은 그래도 우리 정치의 어딘가에는 아직 사람의 숨결들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며 이 대통령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이어 "이 대통령이 병원에서 이희호 여사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위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자, 주변의 청와대 참모진과 김 전 대통령 가족, 측근들 모두가 함께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화해와 평화의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다"는 감동적인 묘사로 사설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일보도 <잇단 DJ 병문안에 국민이 느끼는 위안>이란 사설에서, 이 대통령이 새로 선보인 "화합과 통합"의 정치문화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김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으로 이 대통령이 언짢을 법 한데도, 이 대통령이 여기에 개의치 않고 직접 병원을 찾음으로써 "화합과 통합에 목말라 하는 국민에게 흐뭇한 느낌과 함께 안도감을 갖게" 했다는 거다. 이들 신문지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뻔하다. 이 대통령이 보기와는 다르게 속마음이 따뜻한 대통령이라는 거다. 김 전 대통령이 비난했듯이 '독재'할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독재'하기는 커녕 자신을 비난한 정적까지 감싸 안는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거다. 한국 정치사에 일찌기 볼 수 없었던 "화해와 평화"(조선), "화합과 통합"(한국)의 새 장을 연 감동의 정치인이라는 거다. 그런데 과연 이 대통령의 문병을 그렇게 아름답게만 볼 수 있을까? 나도 감동의 도가니탕을 누구보다 애용하는 사람이지만, 그러나 마냥 좋게만 해석하기에는 마음에 걸리는 점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이 그간 여러차례 실증적으로 보여줬던 '배반의 뒷모습'이 우선 그렇고, 또한 이전에 그가 김 전 대통령에게 했던 해꼬지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한 탓이다. 이 대통령을 대표하는 말이 무언가? '소통의 불통' '불통의 소통'이다. 입만 열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생각을 국민에게 강요.홍보하고 세뇌시키기 위해 미디어를 정권의 나팔수마냥 수시로 부려먹는 그가 어쩌다 이런 말을 듣게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통령의 언행에 진정성이 거세됐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거세된 자리에 언론플레이만 무성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친서민'을 말하면서 '반서민' 정책을 펼치는 사람을 어떻게 믿겠는가? 앞에서 어려운 사람들 생각하는 척 하고 뒤돌아서 이들의 뒷통수를 후려 갈기는 사람을 무슨 수로 믿겠는가? 우리가 속은 게 어디 한 두번인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민족 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라고 칭송하고 쾌유를 비는 기도를 올렀다는 이 대통령의 진심을 믿기 어려운 까닭은 이것말고도 더 있다. 평소 김 전 대통령을 그렇게 높이 평가했다면, 어째서 그토록 그의 길과 반대되는 방향으로만 내달리고 그의 업적과 흔적을 부인하고 지우지 못해 안달했을까? 심지어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필생의 역작인 햇볕정책을 흠집내기 위해 외국 순방길에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 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을 하는 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을 그렇게 기원했다는 사람이, 팩트에도 부합하지 않는 사악한 거짓말로 그를 공격하고 비난할 수 있었을까? 공교롭게도 그 발언 직후, 김 전 대통령은 폐렴 증세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고야 말았다. 정확한 인과는 확인할 길 없지만, 햇볕정책을 헐뜯고 모독한 그 말에 김 전 대통령이 큰 상처를 입었을 거라는 건 얼마든지 추론 가능하다. 고령의 노인에게 내적인 충격이 가장 위험하다는 건 상식 아닌가. 그래놓고선 김 전 대통령이 사실상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되자 갑자기 천사같은 얼굴로 돌변, "민주화와 민족 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 운운하며 그의 업적을 치켜 세우고 직접 병원을 찾아 문병하고 기도까지 올린다? 그거 어딘가 그림이 이상하지 않는가? 이 대통령의 병문안이 감동으로 다가오기보다 오히려 섬뜩하고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오열하는 김 전 대통령을 '아이 오브 살쾡이'로 노려보던 이 대통령의 모습과 작금의 풍경이 매치가 안 돼서 더 그랬을 수도... 그나저나 드디어 김 전 대통령도 가실 때가 되었나 보다. 평생 안 볼 것 같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이 대통령마저 병원을 찾은 걸 보니 말이다. YS야 뒤늦게나마 화해하기 위해서 왔다지만, 이 대통령은 무엇 때문에 병실을 찾은 걸까? 설마 DJ 사후 혹시라도 제기될지 모를 책임론에 대비하기 위해 '문병 기도' 퍼포먼스를 서두른 건 아니겠지? (2009.08.14) - 어른이 -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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