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서 출세하려면 위장전입은 전공 필수~?
"역시나"다. 이 정부에 "혹시나"는 없었다. 위장전입을 저질렀던 천성괸 내정자에 이어 새로 발탁된 김준규 내정자 역시 위장전입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총장이 되려면 이제 위장전입 쯤은 필히 이수해야 된다는 것일까?

재밌는 것은 위장전입을 대하는 이들의 자세다. 천성관은 그에게 제기된 다른 의혹들은 강하게 부인.변명하면서도, 위장전입 건은 단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간단하게 시인했다. 김준규 내정자 또한 "자녀 진학을 위해 두 차례 위장전입했다"는 사실을 시원하게 인정했다. 그런 것은 큰 문제도 걸림돌도 안 된다는 투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이전만 해도 위장전입은 모두가 감추고 싶어하는 치명적인 범죄였다. 국민을 섬기기를 바라는 공직자라면 결코 범해서는 안되는 중대한 결격사유였다. 옛날꽃날에 저지른 위장전입이 들통나 낙마한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2002년 국민의 정부 시절 국무총리에 지명됐지만 부동산 투기릉 위한 위장전입으로 낙마한 장상 전 민주당 대표도 그 중 한 명이다. 장 대표에 이어 국무총리로 지명된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 역시 자녀 취학용 위장전입으로 발목을 잡혔다. 첨여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은 2005년 각각 부인의 위장전입이 문제가 돼 장관직을 사임하거나 자진사퇴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상식도 윤리도 법도 덩달아 바뀌고 만 것일까. 하긴 대통령부터 위장전입을 밥 먹듯이 저지른 마당에 그 수하들을 같은 전과로 추궁하기도 곤란할 것이다. 그러니 위장전입 전력자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저마다 "나도 나도" 하며 고위공직자 되겠다고 얼굴을 들이미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하더라도 명백한 범죄인 위장전입까지 감싸고 도는 한나라당의 꼴불견은 눈 뜨고 봐주기 어려운 목불인견의 코미디다. 민주당이 김준규 내정자의 위장전입에 대해 공격하자 한나라당에서 "후보자 스스로 잘못을 시인한 데다 17년 전의 과거사"라며 방어막을 쳤다는데, 이 사람들은 같은 당 전여옥 의원이 대변인 시절에 내뱉은 주목같은 논평도 기억 못 하는가?

이헌재 부총리가 20년 전에 이뤄진 일이라며 부인의 위장전입에 대해 선처를 호소하자, 2005년 3월 4일 '한나라당의 입' 전여옥 의원은 이렇게 받아쳤다.

"만일 20여년 전이 ‘과거사’라고 한다면, 이 땅의 청렴한 대다수의 공무원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명예롭게 공직에 머무르기 위해 그들은 평생 주변을 정돈하고 적은 수입으로 평생을 지냈다. 남들 다 하는 아이들 과외도 시키지 못하면서 사교육 위주의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가장으로서 수많은 유혹도 견뎠다. 적어도 ‘영예로운 공직자’가 지켜야 될 지극히 기본적인 자세라는 공직자로서 상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위 공직자로서 이헌재 부총리는 스스로 물러나야 옳다. 공직에 봉사하며 절제와 검소한 삶을 산 수많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온전한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 옳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20년 전의 위장전입으로 이 부총리가 스스로 물러나야 옳다면, 17년 전의 위장전입에 대해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는 어떠 해야 하는가? 지금은 공직에 봉사하며 절제와 검소한 삶을 산 수많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온전한 삶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지킬 필요가 없어졌는가? (2009.08.02)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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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 2009/08/03 10:14 | 문한별 칼럼(2009) | 트랙백(2)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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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플루토 at 2009/08/03 11:46
마지막 말씀이 가슴을 콱 찌르네요.

"지금은 공직에 봉사하며 절제와 검소한 삶을 산 수많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온전한 삶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지킬 필요가 없어졌는가?"

없어졌지요... 네... 자기들이 정권을 잡았거든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9/08/03 13:02
야만의 시대죠. 이 땅에 몸담고 사는 게 고문이라는...
Commented by udis at 2009/08/03 12:52
오랫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9/08/03 13:01
네.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
Commented by 유돌 at 2009/08/03 13:31
잘난 척 떠들어댔던 말들이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면 할 말 없게 되는 한나라당 분.들을 하도 많이 보니까... 이젠 별 감흥도 없네요. 이런 식으로 무뎌지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책략(?) 아닐까나.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9/08/04 21:00
그렇다 해도 감각이 무뎌지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죠. 내 자식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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