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6] 광야의 시험과 사랑


"그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사십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하였으되 저가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저희가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희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었느니라" 하신대,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가로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단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와서 수종드니라...."(마 4:1~11)

5-1. 세례를 받으신 후 예수 그리스도는 광야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신다. 성경은 그 모습을 이렇게 전한다 :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서 사십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시니라."(마 4:1~2) 대개 사람들이 시험을 당하는 까닭은 그 마음 속에 깃들은 탐욕 때문이라고 하거니와(약 1:14) 사랑을 찾아 하나님으로서의 영광조차도 버리고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에게도 이러한 시험은 찾아오는가? 사랑이신 그이에게도 이러한 탐욕이 있었던가? 명백히 아니다. 실명에서 꽃피는 사랑은 그 자신 이외에는 다른 이유를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리스도가 시험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신비를 성경은 이렇게 표현한다 : "성령에게 이끌리어."

5-2. '성령에게 이끌리어'란 말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가 시험받아야만 되는 다른 이유들, 즉 세상의 헛된 영광을 구하는 탐욕이라든가, 혹은 놀라운 기적으로써 자신을 과시하려는 욕망 따위가 도무지 없다는 말이다.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살과 피를 나누어 사랑에 굶주린 이들에게 베풀어 주려는 열정 뿐이다.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시험받으신 까닭이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안 히브리서 기자는 그것을 이렇게 말한다 :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시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5) 또 "그러므로 저가 범사에 형제들과 같이 되심이 마땅하도다.... 자기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시느니라."(히 2:17~18)

히브리서 기자에게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시험받으신 사건은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되려 함'이요, '스스로 시험을 받아 우리를 도우시고자 하는 사랑의 고백'이었다. 사실 그이의 모든 것이 사랑 아님이 없다. 그이의 발자취 하나 하나가 사랑을 노래한다. 하늘에는 태양이 빛나고 땅에는 그이의 사랑이 불탄다.

5-3. 애굽으로의 도피와 귀환을 통해서 그리스도는 그의 백성들이 과거에 당하셨던 애굽의 종살이를 반복 혹은 재현하신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서 그이는 백성들의 과거까지 그이 한 몸에 감당하고 그들의 수치를 자신의 것으로 전가시키려 하신다. 광야의 시험사건도 이와 유사하다. 그리스도는 세례받으신 후 40일간 광야에서 밤낮으로 금식하시며 시험받으심으로써 그의 백성들이 애굽에서 탈출한 뒤 광야에서 40년간을 유랑하였던 그 사건을 반복 혹은 재현하시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가 사단에게 대답하신 말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 말씀들은 모두 신명기에서 인용된 것인데, 그 본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랑하는 동안 하나님을 시험하고 원망했던 부끄러운 기록들을 담고 있다.

5-4. 광야 40년의 유랑의 의미는 무엇이었던가? 모세는 말한다 :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년 동안에 너로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아니지키는지 알려 하심이라."(신 8:2) 그렇다. 광야의 유랑은 목이 곧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추시려는 하나님의 연단이요, 하나님의 명령들을 기꺼이 지키는지 아니지키는지 알아보시려는 하나님의 시험이었다. 이런 시험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사는 줄을 배워야 했던 것"(신 8:3, 마 4:4)이다.

그러나 백성들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그를 따르기보다는 내내 원망과 불평을 토로할 뿐이었다. 맛사 므리바란 곳에 도착했을 때, 갈증에 시달리던 백성들은 이렇게 울부짖었다 :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서 우리로 목말라 죽게 하느냐?"(참조. 출 17:1~7) 그들의 울부짖음 가운데는 "우리를 돕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을 어찌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짙게 깔려 있었다. 두번째 시험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답변은 이러한 배경 위에서 나온 것이었다 : "너희가 맛사에서 시험한 것 같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시험하지 말라."(신 6:16, 마 4:7) 애굽을 탈출하여 광야를 유랑하는 백성들이 자손 대대로 지켜야 할 법도로서 모세가 선포한 말씀은 그대로 사단의 시험에 대한 주님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답변으로 울려 퍼진다 :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고 그를 섬기라."(신 6:13, 마 4:10)

5-5. 광야 40년의 유랑은 불순종한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연단이요 시험기이다. 애굽의 종살이가 그들의 수치스런 과거의 기억을 일깨우는 것이라면, 광야 40년의 유랑은 그들의 불순종과 교만함을 고발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애굽으로의 도피와 귀환을 통해서 그 백성들의 모든 수치와 그들의 과거를 자기 몸에 전가시키듯이, 이제 광야 40일의 시험당하심을 통해서 그들의 교만과 불순종조차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시는 것이다.

여기에 사랑의 제 5 원리가 있다. 사랑의 입술은 이렇게 고백한다 : "사랑합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당신이 어떠한 사람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혹 당신에게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많은 성격적 결함이 있다 할 지라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진실로!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단점은 없다.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 가로 놓인 성격적 차이도 사랑으로 극복된다. 모든 것을 제것으로 전가시키는 사랑 앞에서는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까지도 새로움을 덧입는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요 전능이다.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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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 2007/05/12 11:01 | 성경공부(강의) 연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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