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친할 친'(親) 자가 있습니다. '親' 자를 잘 살펴보면 '나무'(木) 위에(立) 올라가서 먼 곳을 바라보는(見) 묘한 그림이 떠오릅니다. 바로 눅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 속 아버지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요. 못된 자식놈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아버지가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 계시는데도 미리 유산을 챙겨달라고 윽박질러 그를 갖고 튀고 말았습니다. 그는 고급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돈을 펑펑 썼습니다. "이것은 얼마니, 요것이 바로사체, 이것이 구짜, 요것은 파래가머, 럭,럭,럭셔리 **" 해 가면서 명품으로 몸을 두르며 신나게 폼나게 겁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얼마 못가 있던 돈도 다 떨어지고 마침내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빈교행'(貧交行)이란 시처럼, 돈이 많을 때는 그리 많던 친구들도 지갑이 마르니 거짓말처럼 다 떨어졌습니다. 그는 홀홀단신 하루먹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노숙자신세가 됐습니다. 밤이 되면 그는 이슬을 피해 몸을 누일 공간을 찾느라 집 나온 강아지처럼 사방을 헤매었습니다. 신문지를 두르고 길바닥에서 잠을 자는 것은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등가죽이 배에 붙을 정도로 그를 비참하게 만드는 배고픔에 비하면.... 스스로 생각해도 기가 막혔습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남 부럽지 않게 돈을 뿌리며 호사스럽게 살았는데 지금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자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새삼 비참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눈을 감으면 풍요로운 고향집이 절로 생각났습니다. 거기 있으면 지금쯤 넉넉하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며 부드러운 침대에서 쉬고 있을 것을.... 그러나 이 몰골로 어떻게 돌아간단 말인가. 게다가 아버지의 노기 띤 얼굴을 생각하면 더더욱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거지꼬라지가 되어 죽을 힘을 다해서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견디기는 무리였습니다. 거의 죽을 지경이 다 되어서야 그는 집에 돌아갈 결심을 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아봤자 이판사판 합쳐서 여섯판 아닌가. 그러자 차라리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차를 탈 형편도 못돼서 그는 머나먼 길을 걸어 갔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수백리 길을 걸었습니다. 발이 땅에 끌리고 눈이 희미해집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한편 아버지는 자식이 집을 나간 이후로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그 많은 돈을 죄다 날려버리면 어쩔꼬 하는 그런 생각 때문이 아니라 세상물정 모르는 막내(둘째)가 나쁜 사람들에게 휘들려서 신세 망치면 어쩔꼬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그날부터 아버지는 밥맛을 잃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돌아올까 연신 대문만 바라 보았습니다. 바람소리가 들리면 행여 자식이 돌아왔나 허겁지겁 방문을 열었다가 실망하는 게 일과처럼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집 나간 자식이 넘 걱정스러워서 도저히 집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여 그는 동네 어귀에 나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거기는 큰 나무가 있어 올라가면 멀리 내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거의 매일 나무에 올랐습니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지만 자식을 생각하면 그건 문제도 아니 되었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자식이 돌아올 것만 같아서 그는 어제도 오늘도 기도하듯 나무에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자,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 아직도 상거가 먼데 아버지는 저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아들이 가로되 아버지여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하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소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저희가 즐거워하더라...."(눅 15:20~24) 기억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집나간 죄인들이 되돌아 오기만을 '나무'(木) '위에'(立) 올라 목이 빠져라 '지켜보는'(見) 심정으로 그렇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왜냐면 그 분은 우리의 '아빠'(親, abba)이기 때문입니다. (2004.10.18)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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