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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틴이 그랬다지? 악은 선의 결핍이라고.
이 땅에 만연한 어둠을 걷는 길은 궁극적으론 햇빛의 일사량을 더 늘리는 수 밖에 없는데 그러나 인간이란 게 햇빛보다 그늘진 곳을 더 좋아하는 음습한 존재이다 보니 선을 강제하는 속도보다 악이 절로 전염.전파.확산되는 속도가 비할 데 없이 빠르다 이 말씀. 우리에게 친숙한 아파트 주차장풍경에 대해 말해 보자. 아시는 바처럼, 이전만 해도 전방주차를 하게끔 돼 있었다. 차 뒷쪽에 있는 화단을 배기가스로부터 보호해 주자는 취지에서 그랬을 게다. 그래서 차를 주차할 때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앞대가리부터 들이밀었었었었었~다. 그러나 이것도 이젠 옛말이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아파트에 주차한 대부분의 차들이 앞을 향하고 있다. 언제부턴지 한 두대 그런 차들이 눈에 뜨기 시작하더니 이젠 뒤로 주차한 차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후방주차가 대세가 되고 말았단 소리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후방주차를 누가 시작했는지 모른다. 아마 이름 모를 어떤 인간이 제 한 몸 편하고자 아침에 출근하기 쉽도록 그렇게 주차했겠지. 그걸 심약한 사람들이 보고 하나둘 따라하다 보니 이젠 그게 당연한 냥 여기게 된 것일 게다. 늘상 이런 식이다. 한 놈이 반칙을 하면 그걸 다른 놈들이 따라하고, 그리고 브라브라브라... 반대의 경우도 물론 없지 않다. 한 두명의 의인이 시작한 좋은 일이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켜 돕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그렇게 참여하는 사람들 수가 보태지면서 의미있는 운동으로 연결되기도 하니까. 그러나 안 좋은 일들이 감염되는 것에 비해 그 수는 얼마나 적은지. 명절 때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고속도로에서 옴싹달싹 못하고 있을 때 유유히 갓길을 타고 앞질러 가는 얄미운 차들을 생각해 보시라. 그러나 그보다 더 얄미운 것은 그 차를 뒤따라 갓길에 또하나의 줄을 만드는 운전자들이다. 단독으로 반칙도 못 하고 남이 저지르니까 그때서야 따라붙는 그 비겁한 근성이란... 그러나 이게 그들만의 문제일까. 그들을 비웃으며 갓길 옆에서 손가락질만 해대는 나는 별다른 존재일까. 정도의 차만 있을 뿐, 어둠은 모든 인간들 내면에 동일하게 숨어 있다. "인간은 모두 죄인"이라는 성경의 진리는 아마도 이런 경향성을 함의한 말이 아닐까. (2008.4.20) ![]() ![]() ![]() ![]()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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