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설은 ‘社說’인가? ‘邪說’인가? ‘詐說’인가~?
조선일보 사설(社說)은 사설(邪說)이다.
공정함을 빙자해 편파를 자행하고, 논리를 가장해 거짓을 정당화하는 사설(詐說)이다.

"나라는 어지러운데 대통령은...."

11월 24일자 조선일보 사설이다.
제목에서부터 위장의 냄새가 난다.
따옴표로 처리한 것은 국민 여론이 그렇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한 것이다.
불특정다수 속에 숨어 발길질하려는 비열한 의도가 엿보인다.

조선일보의 여론은 그러나 한나라당의 소리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 대변인의 성명은 하늘의 목소리요, 天心이다.
그 외 다른 여론은 존재치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이 ASEAN+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할 때,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대통령’이란 제하의 논평을 냈다.

“출국 전에 (정국을 풀기 위한) 책임있는 대안 제시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출국 인사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여야가 협력해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시키라니,
대통령은 여야를 뛰어넘어 제3자적 위치에 있는 초월자란 말인가........
국익을 위한 방문이라지만 너무 잦은 해외 순방은 문제가 있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그 논리의 연장선 상에 있다.
한나라당 대변인이 성명(논평)을 발표하면, 뒤이어 조선일보가 그것을
사설로 뒷받침하는 풍경은 이제 한국정가의 일상사가 되었다.

다시, "나라는 어지러운데 대통령은...."
제목에서부터 악의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반의적 댓구의 형태를 취한 것은 나라와 대통령을 대립.이간질시키기 위한 것이요
온점을 찍지 않고 여운을 남긴 것은 읽는 이들더러 결론을 내라는 부추김이다.
내 입을 닫고 남의 입을 빌어 매도하는 교활한 수법이다.

사설을 함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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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주말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뒤 어제 다시 ASEAN+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걱정이 많은 이 때에 출발하게 돼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주 ASEAN에서 귀국하여 잠시 국내에 머문뒤 다음달 초 다시 유럽으로 떠나야 한다. 노르웨이에서 있을 노벨 평화상 수여식 때문이다. 대통령은 이미 금년 들어 6·15 남북정상회담 이전에는 유럽제국을 순방했었고, 평양행 이후에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그리고 일본에 가서 한일 정상회담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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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의 해외 나들이가 많았음을 강조하기 위해 부러 늘어놓은 목록이다.
유럽제국 순방, 유엔밀레니엄 정상회의, 한일정상회담, APEC정상회의, ASEAN+3 정상회의...
그러고 보니 70 넘은 노령인데도 참 활발하게 세계를 누볐다.

세계화시대에 방안퉁수는 곤란하다.
더구나 우리같이 국제적 환경변화에 민감한 나라에서는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내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세일즈외교는 절실하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한반도를 둘러 싼 주변열강 등의 이해와 협조를 얻기 위해서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발이 닳도록 부지런히 뛰어 다녀야 한다.

김대통령의 외교역량은 국제적으로 소문나 있다.
조선일보도 그 점만은 부인치 못한다.
그래서 내놓은 등식이‘외교=성공 / 내치=졸작’이라는 이분법 아니었던가.
조선일보는 그동안 이 둘을 구분하여 주로 내정을 공격하는데 주력했다.
"외교적으로는 성과가 없는 바 아니었지만 내정은 형편 없다,
외치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내정에서 실패하면 실패한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조선일보의 주된 논조였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한 술 더 떠 내정을 빌미삼아 외교까지 발목잡고 나섰다.
나라가 이 꼴인데 가긴 어딜 가느냐는 것이다.

"나라는 어지러운데 대통령은....???"

말줄임표 속에 숨은 조선일보의 외침을 알기는 어렵지 않다.
다음 글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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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원수의 해외순방 외교는 글자 그대로「외유」가 아닌「외교」이며, 각기 그 나름의 명분을 지니는 만큼 그것은 국익과 직결된 행위다. 이번 ASEAN의 경우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무역확대를 겨냥하는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의 해외여행을 비록 침묵속이기는 하지만 불안하고 떨떠름하고 개운치 않은 기색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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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그렇다. 이 말이 조선일보의 노림수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이로써 충분히 목적을 달성했다.

- "나라는 어지러운데, 대통령은 (해.외.여.행....!)"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보다 더 무책임하고 나쁜 대통령이 어디 있는가.
대통령을 갈아 엎어야 할 이유가 이보다 더 적절한 게 있는가.

그러나,
'해외여행'이란 말은 문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논리적으로도 전혀 뒷받침되지 못하는 어색한 말이다.
조선일보 자신이 바로 앞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국가원수의 해외순방 외교는 글자 그대로「외유」가 아닌「외교」이며,
각기 그나름의 명분을 지니는 만큼 그것은 국익과 직결된 행위다.
이번 ASEAN의 경우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무역확대를 겨냥하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외유'가 아닌 '외교'임을 안다면서도 '여행'....?
국익에 직결된 행위라고 말하면서도 '여행'....?
한반도문제를 논의하고, 무역확대를 겨냥하는 ASEAN 정상회담도 '여행'....?

수험생이 논술답안을 이렇게 작성하면 무조건 빵점이다.
자기 입으로 말해놓고도 스스로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점수를 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뺀들뺀들하게 요따구로 쓴다. "해외여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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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그것은『지금이 어떤 때인데 국가의 최고통치자가 자꾸 밖으로만 나도는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은 어제 김대통령 스스로가『마음이 편치 않다』고 토로하는 데서도 유추된다 하겠다. 그것은「화려한 외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전락하고 있는 「내치」의 진수렁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그렇다면 대통령은 경제 정치 등 당장의 현실 문제에 대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는데 그게 아니지 않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가원수의 잦은 해외여행 자체가 아니라 김대통령의 「침묵」과 「외면」에 있으며 그로인해 많은 국민들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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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말해서, 나라가 어지럽다는 것이다.
화려한 외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치의 진수렁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

- "나라는 어지러운데 대통령은 (해.외.여.행....!)"

나라꼴이 어지러우니 밖으로 나도는 것도 삼가하란다.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한데 국가원수가 "잦은 해외여행"을 하면 되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조선일보의 논리는 느닷없이 허물을 벗고 깜짝 변신한다.
이제까지 "나라 꼴이 어지러운데 잦은 해외여행(?)이 문제"라고 비판하다가
이 대목에 이르러 갑자기 ;

... 문제는 국가원수의 잦은 해외여행 자체가 아니라 김대통령의 침묵과 외면에 있다...

헷갈린다.
국가원수의 잦은 해외여행 자체가 문제가 아니란다.
그렇담 그것을 왜 물어 뜯었을까?
기껏 물어 뜯어 놓고는 갑자기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 혹시 조선일보는 나폴레옹?
" 이 고지가 아닌가벼...." ^^

'해외순방'도 아니고 '해외여행'이라고 두 번 씩이나 거듭 표기하면서도
그게 문제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조선일보의 표기대로라면, 대통령은 정말 탄핵받아 마땅한데....
나라가 어지러운 판에 대통령이 어떻게 잦은 해외여행을 나갈 수 있는가 말이다.
그런데도 그게 문제가 아니다....?
.................................................................................................................................................................김대통령은 어제 서울을 떠나면서『여·야가 협력해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시키도록 하라』는 한마디만 남겼다. 집권당 총재인 대통령으로서 그는 지난주 국회의 검찰탄핵안 처리소동을 보고받고서도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과묵함」만으로는 오늘의 난국에 대처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시한다고 해서 그렇게 해결되지도 않는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국민」을 앞에 두고 잘못된 정책을 시인하고 앞날에 대한 청사진을 새로이 밝혀야 할 때인 것이다.(200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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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조선일보 말처럼 김대통령의 잦은 해외여행이 아니라 '침묵'과 '외면'이 문제라고 하자.
그래서 그의 '과묵함'이 오늘의 난국을 대처하는데 큰 장애라고 하자.
그런데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말인가.

...그렇다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시한다고 해서 그렇게 해결되지도 않는 상황이다...

앞에서는 대통령이 아무 지시도 없이, 현안에 대한 특별한 언급도 없이
서울을 훌쩍 떠났다고 비판해놓고선 뒤에서는 "지시한다고 해서 해결되지도 않는 상황"...?

도대체 조선일보는 무엇을 말하자는 것인가?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외유'가 아닌 '외교'며, 국익에 직결된다 더니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통령의 순방을 '해외여행'으로 표기하며 깍아내리고,

나라꼴이 어지러운데 대통령의 잦은 해외여행이 문제라고 비판하더니,
다음엔 해외여행이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침묵과 외면이 문제라 하고,

마지막엔 국내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과묵함을 꼬집어 비판하더니,
바로 뒤에서 대통령이 입을 열어 지시해봤자 소용없다고 하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그러니까 애당초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랍시고 혼자 지껄였단 소린가....!
자기 말을 자기가 뒤집는 놀라운 논술묘기를 과시하려는 것인가....!

이것이 대한민국 으뜸신문이라는 조선일보 사설이다.
논리고 나발이고, 일방의 말을 무조건 베껴 정적을 까는데만 치중하는 邪說 그 자체다.

[덧글]

11월 25일,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여.야 영수회담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국정현안은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다뤄야지 여.야 영수가 만나 해결하게 되면
정부는 없고 영수만 남게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 다음날(11.26),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이렇게 말했다.

“정국의 문제를 영수회담에서 풀것이 아니라 국회내에서 해야 할 일을 다하면 된다...”

맞는 말이다.
현안이 있으면 국회에서 풀면 된다.
그러자고 국회를 정상화시킨 것 아닌가.
그럴진대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달려 있는 것처럼,
그의 과묵함을 핀잔하고 비난하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그야말로 원인무효의 넌센스다.

나아가 연초에 일정이 잡힌 대통령의 해외순방까지 시비를 걸어
국민들에게 정부에 대한 혐오감과 괴리감을 심어주려 애쓰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사설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불순한 정치선동에 가깝다. (2000.11.27)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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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 2008/03/08 22:52 | 문한별 칼럼(200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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