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식 '2/10 기사작성법'을 따라해 봤더니...


조선일보에서 이명박 진영으로 말을 갈아탄 전직 기자 출신 진성호라는 이가 18일 저녁 KBS <시사투나잇>에서 참여정부의 대언론정책을 비판하며 이런 말을 했단다.

"...있었던 사실의 분량이 100이라고 하면, 그 중에 20을 전달할 건지 30을 전달할 건지 하는 것은 미디어의 자유 선택권이다..."

아아, 참으로 어이없는 말이다. 기자가 사실 가운데 몇프로를 취하든, 그리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가공.편집하든, 그저 입 다물고 주는 대로 받아 먹으라는 그런 말인데, 이게 명색이 기자 출신이었다는 사람이 할 말인가? 이건 뭐 막장언론이 따로 없다.

기자가 뭔가? 사실을 바르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가감없이 진실하게 전달해야 할 책임과 사명을 지닌 사람이다. 이것이 소중하기로 그를 보호하자고 언론자유를 떠받드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처럼 신성한 언론자유를 왜곡,날조할 수 있는 자유로 변색시키다니...

메세지가 100이라면, 기자는 최대한 그 메세지가 뭔지 그를 바로 전달해야 한다. 이게 안되면 기자라고, 언론이라고 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이처럼 기본도 안된 인간이 기자행세를 하고, 거짓으로 가득한 종이가 신문행세를 하는 것에 있다.

진성호가 밝힌 '20/100 기사작성법'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인지 실증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나남'이라는 네티즌이 <오늘의유머>라는 사이트에서 선보인 시범을 소개한다. 그가 선택한 요리재료는 2007년 12월 24일자 조선일보 류근일 칼럼.

"일부 ‘먹물’들은 지난 10년이 민주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치러야 했던 일종의 ‘역사적 홍역’이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런 식이라면 크메르의 학살자 폴 포트의 ‘킬링 필드나 마오쩌둥의 문화혁명도 민주화, 선진화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필연’이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인가? 키우 삼판(폴 포트의 2인자)에 대한 최근 크메르 당국의 검거와 제소, 그리고 마오쩌둥을 비판한 덩샤오핑의 중국은 그것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마찬가지로 지난 10년을 민주화·선진화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필연’이었다고 주장한다면, ‘박정희의 유신 8년도 산업화를 이룩하기까지의 ‘역사적 필연’이었다고 설정하겠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권위주의 30년 만에 찾아온 민주화는 물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타당한 사태였다. 그러나 그 민주화 물살에 편승해 그것을 극좌 민중혁명으로 애써 견인하려 했던 지난 세월의 ‘음험한 한 가닥’만은 결코 보편타당성을 인정해줄 수 없는, ‘미친 부류’들의 ‘굿거리’였다. 김근태의 말을 역(逆)으로 써먹는다면, 그것은 홍위병 ‘치매인’들의 ‘아류(亞流) 문화혁명’이었을 뿐, 반드시 거쳐야 했던 ‘역사의 필연’이 아니었다..."


이것을 '조선일보식'으로 손보면 이렇게 이렇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류근일, "민주화는 치매들의 아류 문화혁명") / 12월 24일자 조선일보는 "민주화는 치매들의 아류 문화혁명"이라는 류근일의 주장을 여과없이 지면에 실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칼럼에서, 류근일은 민주화에 대해 "먹물"이라는 비아냥을 사용해 가며 박정희의 유신 8년을 칭찬했는데, 특히 크메르의 킬링필드 학살와 모택동의 문화혁명을 역사적 필연이었다고 강조한 부분이 이채롭다. 아울러 지난 권위주의 30년의 세월이 보편타당한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도 곁들였다..."

어떤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 자랑하는 '대층 20%만 전달하는 기사작성법'의 위력이 이 정도다. 류근일이 만일 자기의 글이 언론에 의해 이런 식으로 전달된 걸 봤다면 어떠했을까? 언론의 자유선택권를 존중한다며 머리를 조아렸을까. 아님, 못된 언론의 몹쓸 관행을 질타하며 길길이 날뛰었을까.


일전에 조선일보의 거두절미 독법의 사악함을 풍자한 '다음날 조선은' 시리즈가 인터넷 상에서 회자된 적이 있다.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링컨, 공자, 심지어 부처나 예수 같은 이들도 조선일보 손아귀에 붙들리면 하나같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인데, 이것이 가능했던 것도 바로 진성호가 밝힌 '20/100 기사작성법' 덕분 아니었을까. (2008.2.19)



- 어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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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 2008/02/19 07:08 | 문한별 칼럼(2008) | 트랙백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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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2/19 07:15
왜곡필드를 전개하기는 했는데, 그 방향이 잘못 되었네요.
기사를 왜곡시킬 생각을 다 하다니 참으로 올바르게 크신 분이군요! (반어법)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2/19 08:20
과연 전직 쓰레기이자 현직 쓰레기 다운 말이로군요
Commented by 역성혁명 at 2008/02/19 08:44
가장나쁜사람들은 10%의 진실과 90%의 거짓말을 말하는 사람들이라죠?
Commented by 스텔스좀비 at 2008/02/19 09:50
기자도 기자지만, 편집부야말로 진정한 악의 축.
Commented by 류다 at 2008/02/19 10:40
언론의 순기능을 위해 힘쓰는 기자가 아니라 언론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기자로군요.
저런 인간들이 언론권력 이후 정치권력의 맛을 보게 되니 이 세상은 점점 쓰레기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PERIDOT at 2008/02/19 11:30
저자식 입좀 닫게 만들순 없을까요? 냄새가 나서...
Commented by Lunatic at 2008/02/19 12:42
거짓보다 더 나쁜 건 절반의 진실이라고 하던가요. 저런 걸 기자라고.
Commented by aa at 2008/02/19 13:02
언론자유가 무엇을 위해서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군요
Commented by 랑쿨 at 2008/02/19 13:09
조선일보는 신문이 아니고 조선일보 기자는 언론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별로 충격적인 내용은 아닌거 같습니다.

원래 그랬잔아요? 낮에 해가뜨고 밤에 달이뜨는 것처럼...

그런거죠 뭐...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8/02/19 13:20
어른이 블로그 '못된 언론' '거짓으로 가득한 종이가 신문 행세' 등 막말 파문. 독자들 증오의 막말 포스팅에 지쳐가. (도주)
Commented by 炎帝 at 2008/02/19 13:21
아, 요즘 말이 없어서 이 신문 있는줄도 깜빡했는데,
독립신문은 안까실겁니까? 거기 보니깐 조중동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진 않던데 말이죠.
Commented by AcidHouse at 2008/02/19 13:22
이런. . 이거야 말로 대단한 포스팅 아닙니까?
Commented by ㅇㅅㅇ at 2008/02/19 13:32
국민들에 *새끼..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NineStars at 2008/02/19 13:58
왜 이렇게 우리나라는 어긋나버린게 많은걸까요...
Commented by 뇌를씻어내자 at 2008/02/19 15:42
그러니까 기자가 사실을 왜곡보도하든 과장하든 축소하든 그건 지네의 자유이자 권리란 말이군요. 저딴 논리를 들이댄다면, 명박이 아저씨네 정권에 대해 언론이 어떤 태도를 보여주든 지들은 할 말 없다는 거네요. 두고 봅시다.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19 15:44
炎帝 / 쓰레기도 쓰레기 나름. 독립신문 따위를 어떻게 상대합니까? 조갑제가 뒷돈대고 혼자 딸딸이치는 인터네신문을...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19 15:45
나인테일 / 잡히면 듀거써~~!!!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19 15:48
역성혁명, Lunatic / 맞아요. 진실을 거짓의 포장지로 이용해 먹는다는 것보다 더 열불나는 것도 없죠. 단순히 그게 거짓이라서가 아니라 진실을 욕보이는 죄가 더 크다고 봐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19 15:49
스텔스좀비 / 그리고 기자들이 커서 다시 편집부가 돼죠,..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19 15:51
뇌를씻어내자 / 그게 언론의 자유라고 그네들은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병신들...
Commented by 워커 at 2008/02/20 08:38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진실의 일부만을 말했을 뿐이다. 인거군요.
진실의 일부만 선택해서 말하는건 위험하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피코네와 at 2008/02/20 13:50
적어도 학교 사회시간에 배운 언론의 자유는 저 뜻이 아니라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할 수 있고 자기 의견을 누구나 내놓을 수 있는 자유였던 거 같은데 그게 올바른 뜻이 아니었군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20 15:35
피코네와 /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사회에서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걸 깨닫는 순간 사회인이 되는 거죠.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2/20 15:36
워커 / 진실의 일부를 조립해서 거짓을 만들어 낸다는 것~! 그게 가증한 거죠.
Commented by 류다 at 2008/03/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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