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각료에게 과거 묻지말자", <중앙>의 위험한 발상
2008년 1월 22일자 지면의 경우 ;

▲ 23면 우측 상단에 걸려 있는 'NIE' 권고기사입니다.
제(題)하여 <"신문은 비판력 키워주는 좋은 교재">...

그런데 "신문은 비판력 키워주는 좋은 교재"란 말, 이거 사실일까요?
중앙일보를 보면 정말 비판력이 키워지기는 하는 걸까요?

22일자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서 그 진실 여부를 따져 보시죠.
자! 들어갑니다. ^^

▲ 먼저 A3면 상단에 위치한 기사입니다.
정권교체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공무원의 변신을 
<중앙>은 "공무원은 '영혼교체 중'"이라고 꼬집고 있습니다.
"눈치보기형, 철판형, 읍소형, 과잉충성형, 좌불안석형" 등이 있다나요?

적잖은 부서가 폐지되는 마당이니 밥숟가락 챙기려면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철밥통들의 볍신이 꼴보기 싫지만 인간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란 말이지요.

그런데 말에요.
MB시대가 열리자마자 권력 비판을 전문으로 하는 '저널리즘'을 때려 치우고
 빨아주고 핥아주는 것만을 전문으로 하는 '애널리즘'으로 옷을 갈아 입은
보수신문지들과 거기 몸담은 기자녀석들의 변신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아래 34면에서 영혼을 교체한 기자의 '과잉충성형' 궤변을 볼 수 있습니다.
기대하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 3면 하단에 서해안 기름유출 사태에 대한 삼성중공업측의 사과문이 실렸습니다.
서해안이 기름재난으로 거덜나고 주민 3명이 목숨을 끊었는데 사과문은 달랑 6문장 8줄...
이렇게 간단한 것을 삼성측은 왜 진즉 하지 않았을까요?

"사고 직후 저희들은 현장 방제활동에 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삼성은 아무래도 사과문 보는 사람들을 열불나서 죽게 하려고 작정한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따위 뻔뻔한 사과문을 내걸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삼성은 이 사과문을 자기에게 비판적인 한겨레엔 싣지도 않았습니다.

 국민에게 사과하는 광고 갖고도 비판신문을 차별하는 저 센스...
역시 대한민국 일등기업 삼성은 뭐가 달라도 다르죠?

▲ <중앙>의 특기, 'MB 후장 빨기' 드뎌 시작입니다.
"밀 대신 쌀국수 먹어 쌀을 활용하자"는 MB의 성스런 교시를
 4면 톱으로 사진과 더불어 크게 걸었군요. 그런데 이거....
마치 박정희 시대 국민 계몽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 중앙>이 박정희식 복고향수를 자극하는 이딴 기사를 크게 키운 것은 
이번 정부개편안에서 농촌진흥청을 폐지한 MB의 '농민무시' 정책을
교묘하게 가리고 물타기 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을 겁니다. 아무렴.

▲ '쌀국수 기사' 오른쪽으로 MB의 최측근 3인방을 조명하는 기사가 자리했네요.
'애널리즘'을 선도하는 중앙일보에겐 사실 이런 게 가장 중요하겠지요.
 

▲ 그 밑으로 <"총리.장관 퍼즐맞추기 무척 어렵다">는 기사가 보입니다.(A4)
이명박 새정부의 총리와 장관 후보들을 노미네이트 해 보니,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아 인선이 쉽지 않더라는 거지요.

연세대 출신 한승수 씨가 새롭게 부상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래야 고려대 출신을 부담없이 앉힐 수 있다"는 인수위 주변의 말까지
무비판적으로 소개하는 <중앙>의 용기가 다만 놀라울 따름...   


▲ "외국인에게도 공직자 개방"한다는 MB의 교시를
 모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 틈날 때마다 빨아주는
<중앙>의 노력이 가상하지요?(A5 좌하)


▲ 드디어 34면 문제의 칼럼에 도달했습니다.
블로거들께서는 '이훈범'이란 이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혼을 팔아먹은 썩은 기자의 전형으로...

백문이 불여일견~! 그가 쓴 칼럼을 같이 읽어 보시죠.


"남을 향한 잣대의 치수는 촘촘하면서 나를 재는 잣대는 넉넉하기 십상인 거다. 우리 사회에 잘나간다는 사람들이 흔히 그랬다. 겉으론 근엄하게 세상을 논하고 세태를 걱정하면서 속으론 세상사 배 불리는 길로 잔머리를 굴렸고 세태를 앞질러 물을 흐렸다. 그래서 세상이 더 어두워지고 세태가 더 탁해지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

이걸 읽은 소감이 어떻습니까? 대번에 MB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사실 대한민국에서 "겉으론 근엄하게 세상을 논하고 세태를 걱정하면서
속으론 세상사 배 불리는 길로 잔머리를 굴린" 사람의 대명사가 바로 MB 아닙니까?

그러면 이훈범 정치부 차장이 MB의 이중성을 비판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한 걸까요?
좀 더 읽어 보시죠.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새 정부 구성할 국무총리와 각료들 인선작업이 애를 먹고 있다고 해서 하는 소리다. 사람이 없다는 거다. 가진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나라에서 총리 할 사람, 장관 할 사람이 없다는 거다. 좌파 정권 10년에 우파 인력 풀(pool)이 바닥나서이기도 하지만 간단한 약식 검증에도 후보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간다는 거다. 재산·병역·학력처럼 세상에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는데도 그렇단다. 약식검증을 통과하면 정밀검증에 들어가는데 이게 더할 건 두말이 필요 없다. 관계기관에 의뢰해 납세·부동산·주민등록·전과 기록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학자의 경우 논문 표절 여부도 확인하는데 발 안 저린 사람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를 구성하려는데, 검증을 통과할 인재(?)들이 없다는 겁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여 모의검사를 해 보니, 안 걸리는 놈들이 거의 없더라는 거지요.
한 마디로 "청문회를 통과할 수조차 없는" 도둑놈들 투성이라는 겁니다.
하긴 대통령부터 비리투성이인데 그 밑 사람들은 오죽 하겠습니까?

그래서 고심 끝에 나온 결론이 이렇습니다.
심호흡 크게 하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는 얘긴데 이참에 국민적 대사면을 하는 건 어떨지. 전문적 투기나 상습적 탈세처럼 파렴치한 범죄가 아니라 그저 한 순간 욕심에서 빚어진 어지간한 오점들은 눈 딱 감고 한 번 용서해 주면 어떨지. 평생 정직하게 살아온 많은 사람은 억울할 터지만 본래 용서는 정직한 사람 몫 아닌가. 이참에 용서하고 선을 긋는 것은 어떨지. 대통령 당선인에게 그랬듯 과거의 허물은 덮어두고 인재들에게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면 어떨지. 그들 손에 걸레를 들려줘 세상을 투명하게 닦을 임무를 맡기는 건 어떨지. 그러면서 자신의 때까지 씻을 수 있게 하면 어떨지. 그렇게 함으로써 먼지가 켜켜이 쌓인 과거와 단절하고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지 않는 맑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 보는 건 어떨는지...."

오 마이 갓~!
이보다 기상천외한 궤변을 들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정도의 온전한 인간들이 MB 주위에 없으니
부패한 걸레들이라도 정부 고위직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이참에 '국민적 대사면'을 감행하잡니다.

명색이 기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정말 유구무언이지요?
이러다 인사청문회를 없애자는 말까지 조만간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에요.
이러다 혹시 우리가 '걸레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내각을 구경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 기상천외한 이훈범 차장의 칼럼 밑에 불경스럽게도
'농촌진흥청 폐지를 철회해 달라"는 농민단체의 광고가 달렸네요.

농민 생각해서 "쌀국수 먹자"(A4면)는 교시까지 내린 당선자에게
농민들이 이런 의견광고까지 내서 제발 농업을 살려달라고 호소한다는 것~!
이거 생각할 수록 참으로 기묘한 컨트라스트 아닙니까?


▲ 중앙일보에도 인수위를 비판하는 글이 어쩌다 실리기도 합니다.
단, 이런 것들은 철저하게 외부 필자를 통해서만 이뤄지죠.

: 통일부 폐지를 비판하는 서울대 송호근 교수의 칼럼은 A35면 좌측 상단...

: 인권위의 대통령 직속 방침을 비판하는 정진성 서울대 교수의 칼럼은 A35면 우측...

중앙일보가 비싼 돈 주고 이들 외부필자들의 칼럼을 지면에 배치한 까닭은 간단합니다,
이로써 자신들의 냄새나는 '애널 서킹'을 감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런다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이런 유치한 장난이 통할지는 미지수지만.... 

참~! 중앙일보만 보시는 분들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는 걸 모르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날자 한겨레 지면에 소개된 기사들을 몇개 소개해 드리죠.
이걸 보시면 왜 이런 것들이 <중앙>에는 안 실리는지 대번에 이해가 가실 겁니다.

▲ 한겨레 10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전격 출국금지됐다는군요.

삼성 특검과 연관해서 거대언론사 사주가 출국금지됐다....
이거 독자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기사 아닙니까?  


▲ 삼성을 바로 세우자는 대학생들의 릴레이 1인시위가
 지난 해 12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삼성증권 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네요.(A10)

▲ 태안 민심을 전하는 기사도 <중앙>에선 여간해서 보기 힘듭니다.(A10)




- 어른이 -
by 어른이 | 2008/01/22 05:37 | crazy media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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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깔아논멍석 at 2008/01/22 08:56
저것들이 기사를 발로 쓰는가 봅니다.
장차관을 외국인으로 한다???
도무지 상식이하인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며, 동네 이장도 mb 수준보다 나을 겁니다.
Commented by 스텔스좀비 at 2008/01/22 09:23
밀 대신 쌀국수를 먹는다.... 칼국수 먹는다고 큰소리쳤던 기명사미 옹이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1/22 10:15
스텔스좀비 / 그렇잖아도 이명박 정부와 김영삼 정부가 일란성 쌍둥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더군요. '쌀국수'와 '칼국수'가 그래서 어울리나?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1/22 10:17
깔아논멍석 / 도둑놈이 도둑놈을 알아 본다고, 범법자인 MB가 보기에도 울나라 관료들이 넘 부패하고 썩어서 도저히 쓸 수가 없는 모양이죠. -.-
Commented by 9625 at 2008/01/22 13:53
지금으로서는 IMF 시즌2나 안터졌으면 하고 있습니다. 이거 김03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는 것 같아서 영 불안합니다.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1/22 13:55
신문활용교육이 오히려 애들을 망치는 데 일등공신을 해먹을 것 같습니다. 그딴 거 괜히 교사들만 피곤하게 학교에서 할 거 없고, 대신 의무적으로 미디어포커스를 보고 감상문을 써오게 하는 편이 차라리 더 낫다고 믿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리스테드 at 2008/01/22 16:36
벨리타고왔습니다. 이훈범의 칼럼은 정말 정신이 아찔해지게 하는군요. 땅투기가 뭐가 나쁘냐고 한 조갑제가 떠오르게 하는 멋진(...) 칼럼이군요!
쌀국수라고하니 왠지 군대에서 보급나오던 타이어보다 질긴 쌀국수가 생각나는군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1/22 21:30
Executrix / 굿 아이디어입니다. '미디어포커스' 감상문이 훨 낫지요.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1/22 21:31
9625 / 저도 내심 그게 걱정이랍니다. 이명박의 경제운용 발상이 imf의 원흉 한나라당의 그것을 꼭 빼닮은지라... -.-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1/22 21:32
리스테드 / 이훈범 칼럼은 정말 문제가 많아요. 아마도 그 녀석이 총대를 맨 것 같은데, 간악하기 이를 데 없군요. 영혼없는 기자 같으니....
Commented by 정신병동 at 2008/01/23 09:34
그래서 이훈번 이굴가서 댓글좀 달고왔어요 나이쳐먹고 무개념짓하는 꼴 안습이네요
Commented by 어른이 at 2008/01/23 09:36
정신병동 / 고생하셨네요. ^^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1/23 23:51
하사호에서 들렀습니다.

안 그래도, 우리 2MB를 보자시면
아주 '칼리굴라'나 '03 비스타'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니까요... (......)
Commented by 비리정치 at 2008/02/02 12:26
가증스러운 가이스카이들~
야당이랍시고 꼴값할 때는 별별 트집잡아서 xx염병을 떨 때가 엇그저께이거늘....
이젠 똥묻고 흙묻은 대통령 당선시키고보니 '니가 지난 시즌에 한 일'을 잊고 싶은 거냐.
너는 방구도 뀌지 마라.
난 똥싼다.
똥싼 놈 측근에서 방구 뀌는 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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