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에서 칼럼을 보다가 이렇게 웃기도 오랜만이다. 어이 없어서 웃고, 민망해서 웃고, 유치찬란해서 웃었다. 고맙다. 서강대 국제대학원 안세영 교수, 웃겨줘서.... ![]() ▲ 조선일보 2007년 3월 26일 이 분이 26일자 조선일보에 <한미FTA, 마지막 묘수풀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전에도 한미FTA를 소재삼아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한미FTA를 꾸준히 들이대시는 것 같다. 우선 이분의 고견을 들어 보자. 지난 번 글(<한·미 FTA, ‘음모론’ 을 넘어>, 2006.1.22)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만 성사시키면 이제까지의 부정적인 낙인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남는 명군으로 길이 기억될 것이라는 따위의 허튼 소릴 지껄이시더니 이번엔 한 단계 차원을 높여서 휴머니스틱한 말씀을 뿜어 대신다. 요컨대, 한미FTA를 하더라도 '조용한 서민'이 피해를 안보도록 그들의 희생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거다. 부자신문 조선일보가, 부자신문에 글을 쓰고 있는 고결한 교수님께서 '조용한 서민'의 입장을 생각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런데 서민을 생각해 준다는 게 쬐끔 요상하다. 들어 보자. - 지금 한국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비싼 쇠고기를 먹고 있다. 왜?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끊겨 호주.뉴질랜드만 좋은 일 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가 뭐건 독점은 나쁘다. 그러니 미국산 쇠고기를 이참에 수입해서 "갈비 한번 실컷 먹어 보는 게 소원"이라는 서민들 꿈을 이뤄주자. 오호라. "갈비 한번 실컷 먹어 보는 게 소원"이라는 서민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잔다. 이유가 뭐건 독점은 나쁘니,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광우병 그런 거 따지지 말고 미국산 쇠고기를 시장에 마구마구 풀어서 쇠고기 값을 다운시키잔다. 이 말에 반박하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 은혜로운 말씀엔 그저 '묻지마 믿음'이 제격 아닌가. "광우병 쇠고기도 마구 수입하라. (그러면) 서민들도 LA갈비를 즐기게 될 것이다. 한 번 죽는 것은 정해진 이치러니...."(아멘) - 현대자동차가 연례행사처럼 노사분규를 벌이는 것은 아직도 한국시장이 덜 개방되어 경쟁의 따끔한 맛을 못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참에 미국이 원하는대로 국내법을 바꿔서라도 시장을 활짝 개방하자. 자동차가 사치품이던 구시대의 산물인 현행 세제는 국민을 위해서도 스스로 고칠 때가 되었다. 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역겨우니 그 꼴 보기 싫어서라도 미국차가 많이 들어 오도록 시장을 개방하자는 유아틱한 말씀도 깨기는 마찬가지다. 요즘은 유치원에 다니는 얘들도 이런 아메바류의 말은 안 한다. 그 전에 미국산 수입차가 서민들하고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길래 이렇게 말씀하시나? 조용한 서민들에게 수입자동차는 여전히 사치품일 뿐이라는 걸 진정 몰라서 그러시나? 아니, 그 전에 전에 미국산 자동차가 한국에서 인기 없는 게 세제 때문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빵빵한 유럽차들은 비싸도 잘만 팔리더구만. 이 모양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대충 건너 뛰기로 하자. 이 분의 강점은 사고가 자유로워 논리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런 식이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으로 농업개방의 첫 물결이 들이닥쳤을 때 남해안 키위를 다 뽑아 버려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꼈던 국산키위가 지금은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수출까지 하고, 일본TV수입을 허용할 때 막강한 소니 앞에 삼성·LG가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두려워 했지만 그러나 10년이 지난 요즘 거꾸로 소니가 우리 TV 앞에 완전히 무릎을 꿇었다...." 개방만이 살길이요, 개방만이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안 교수의 지론이 이렇다. 그런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돌연한 한 마디. "쌀은 절대 양보해선 안된다~!" 아니! 한미FTA협상에서 쌀은 절대 양보해선 안된다니? 그러면(안 교수 논리대로라면) 쌀은 개방의 은총에서 제외시키자는 말인가? 그러다가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고 볼품 없는 안방퉁수로 전락하면 어쩌려고? 이것이야말로 쌀을 죽이자는 소리가 아니고 무언가. 게다가 절대로 양보해선 안되는 것은 어떤 것이고, 상대적으로 양보해도 되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나? 듣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는 안 교수의 개그가 절정의 빛을 발하는 것은 북핵문제와 한미FTA를 '묻지마 병행'시키는 마지막 문단에서다. "지금 북핵문제에 미국과 북한이 우리가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북한이 미국에 접근하는데 우리가 거의 골라인까지 온 FTA협상을 결렬시켜 한미통상관계를 냉각시켜 버린다면, 이는 대미외교에서 북한의 승리이자 우리의 패배가 될 것이다...." 운운. 보았는가? 논리를 초극하여 제 멋대로 건너뛰는 전능한 말씀을? 이 대목에서 이런 의문이 아니 들면 정상이 아니다. "북핵문제와 한미FTA가 당최 무슨 연관이 있길래?" 아시다시피, 둘 사이에 닮은 꼴이라곤 둘 다 미국과 협상하고 있다는 것 밖에 없다. 문제는 영역이 전혀 다르다는 것! 이치가 그런데도 북핵과 한미FTA를 나란히 줄 세우고 여기서 "누가 먼저 골인하나?" 식으로 남북경쟁을 유발시키는 그의 '천재(천하에 재수없다는 말의 준말)적인 묘수풀이'에 기립박수를 보낼지언저. 그나저나 조선일보에 글 쓸 만한 인재들이 이리도 없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원고료를 준다는 데도 이런 필자들 밖에 섭외 못하는 걸 보면, 조선일보도 정말 '안습'이다. 이러니 "신문계의 쑤레기~~~" 라는 소릴 듣지.(2007.3.27) - 어른이 - ------------------------------------------------- *** (<데일리서프>에 이미 기고한 글입니다.)
|
Calendar
카테고리
문한별 칼럼(2008)문한별 칼럼(2007) 문한별 칼럼(2006) 문한별 칼럼(2005) 문한별 칼럼(2004) 문한별 칼럼(2003) 문한별 칼럼(2002) 문한별 칼럼(2001) 문한별 칼럼(2000) 교회개혁을 위한 묵상 성경공부(강의) 연재 한별의 시편 한자로 풀이한 성경 살아가는 야그 먹는 즐거움 issue hunting crazy media today's cartoon all that sports laugh with me and so on.... 김영호의 매운 정치훈수 하재근의 보다 나은 세상 정문순의 여성 플러스 문학 황문성의 감성사진 앨범 김종선의 부동산 비밀과외 최근 등록된 덧글
스파이다...;by 봉♡ at 10/08 십할 ㅋㅋㅋㅋㅋ 라따.. by thswogns at 09/27 미국하고 깨지면 바로전.. by 어른이 at 09/25 나는 옛날에 축구공 만드.. by 대명그린 at 09/24 기도하고 응답받은데.. by 참어이가없군 at 09/21 엘프 옛날에도 이상한 짓.. by s at 09/20 위엣놈. 엘프 잘못 아니.. by s at 09/20 -__-그게 왜 엘프잘못.. by 엘프잘못이니? at 09/16 푸하하하 재밌게 잘보고.. by _REN at 09/14 이 불쌍한 양반들아~ .. by 제임스딘 at 09/11 가 볼 만한 곳...
포토로그
이글루 링크
| ||||